
옛날 중국 어느 산골에 노부부가 살았다. 어느 날 남편이 옆구리가 아프다며 드러눕더니 며칠 만에 죽어버렸다. 부인이 몹시 슬퍼하며 의원을 찾아가 남편의 몸을 해부해 보니 쓸개에 커다란 돌이 들어 있었다. 부인은 그 돌을 목걸이로 만들어서 늘 목에 걸고 다녔다. 어느 날 부인이 뒷산에서 풀을 베어 집으로 내려오는데, 이게 웬일인가. 목에 건 돌이 거의 녹아 없어져 있는 게 아닌가. 그 풀이 바로 결석과 담석을 녹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전초였다고 한다.
꿀풀과의 다년생 초본인 연전초는 우리말로 긴병풀꽃이라고 한다. 4월 초순부터 새순이 나면서 연보랏빛의 앙증맞은 꽃이 피기 시작한다. 5월부터 11월까지 채취가 가능하다. 도심의 화단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화분에 심는 법도 간단하다. 들판에서 연전초 두세마디를 끊어와서 화분에 꽂으면 며칠 뒤 스스로 뿌리를 내린다.
연전초를 두고 우리나라에서는 금전초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금전초는 노란색 꽃이 피는 콩과식물로 광금전초, 광동금전초라고 한다. 중국에서는 피를 맑고 깨끗하게 해준다고 해서 활혈단초(活血丹草)라고 부른다.
연전초의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차다. 해열, 해독, 어혈제거, 황달·소변불리·부종 해소에 효과가 있다. 물 2ℓ에 참가시나무 30g과 비해·해금사 각 20g을 넣고 2시간 정도 달인 다음 불을 끄고 연전초 30g을 30분 이상 우려낸 후 수시로 마시면 특히 신장·방광·담 결석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연전초는 다른 약초를 다 끓인 다음 우려내는 게 포인트다. 정유성분이 휘발되면 약효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연전초의 약리적 효능은 매우 다양하다. 결막염에는 물 2ℓ를 끓인 뒤 연전초 50g을 넣고 30분 이상 우려낸 다음 그 물에 눈을 씻기도 하고 마시기도 한다. 아이들 열감기에 항생제와 해열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물 2ℓ를 끓인 다음 어성초·연전초 각 30g을 넣고 우려낸 뒤 따끈하게 데워 수시로 마시면 좋다. 기관지염·천식·폐결핵에는 물 3ℓ에 야관문 50g, 곰보배추 30g, 패모·선퇴(매미허물) 각 20g을 3시간 이상 푹 달인 다음 불을 끄고 연전초 30g을 30분 이상 우려낸 뒤 수시로 마시면 효과가 좋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녹이는 작용도 하는 만큼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되고, 눈 주위에 물사마귀가 난 사람들이 꾸준히 마시면 피부가 맑고 깨끗해진다. 이때 같이 쓰면 효과가 배가되는 게 있는데 바로 은행잎과 산사, 단삼, 율무다. 은행잎 40g, 산사 50g, 단삼·율무 각 30g을 먼저 물 4ℓ에 넣고 4시간 이상 약한 불에 달인다. 물이 반 정도로 줄어들면 연전초를 30g 넣고 40분 이상 우려내 마신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