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수입된 체리가 자두와 복숭아·하우스감귤·참외 등 국내산 여름철 과일을 대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농협경제연구소는 16일 ‘최근의 체리 수입 급증과 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외국산 체리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데다, 대형유통업체의 기획 판매로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산 체리의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올 3월15일)로 관세(24%)가 철폐된 데다, 작황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체리 수입은 미국 의존도가 높아, 지난해 수입량(6,454t)의 88%(5,651t)가 미국산이었다.
실제 올해 1~6월 체리의 전체 수입량(3,950t)은 지난해 같은 기간(2,173t)보다 82% 늘었다. 이에 따라 6월 기준 외국산 체리의 국내 도매가격(상품 5㎏ 기준)은 8만18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2,346원)보다 13%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6월보다 19%나 하락한 6만5,000원을 기록,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대형유통업체들의 기획 판매까지 겹치면서 외국산 체리의 국내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는 미국 최대의 체리 포장전문업체인 스테밀트와 직거래 계약을 맺었고, 롯데마트는 미국 체리생산자협회의 협찬을 받아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외국산 체리가 국내산 여름철 과일시장을 급속히 대체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산 체리의 경우 항공편으로 수입돼 수확 즉시 국내 시장에 풀리는 데다, 수확시기(5~8월)마저 우리나라의 여름철 과일 출하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박재홍 농협경제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대형유통업체의 기획판매가 이어지는 데다 젊은 여성들이 다이어트 식품으로 선호하는 것도 외국산 체리가 국내산 여름 과일시장을 잠식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인일 것”이라며 “외국산 체리가 국내산 여름철 과일 소비를 얼마나 대체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