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26일, ‘대서종’ 마늘 수매를 하고 있는 충남 서산의 부석농협 산지유통센터에서 농협 관계자가 반입된 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마늘 재배농가와 유통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마늘 품종은 크게 한지형과 난지형으로 나뉜다. 한지형은 흔히 육쪽마늘로 불리는 토종 마늘로 경북 의성과 충남 태안·충북 단양 등지에서 주로 생산된다. 난지형은 다시 <대서종>(스페인산)과 <남도종>(대만산)으로 구분된다. 제주와 경남 남해 등 남부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들이 대개 <남도종>이다. <대서종>은 경남 창녕과 충남 서산 등지에서 일부 생산된다. 일반적으로 가격은 산지 기준으로 한지형이 가장 높고 <대서종>이 가장 낮다(약 2.5배 차이). <대서종>이 가장 낮은 건 마늘의 가장 큰 특징인 알싸한 맛이 덜해 소비지의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서종>이 최근 들어 유통업체들로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김병균 농협중앙회 도매사업단 조미채소팀장은 “예전에는 <대서종>에 ‘입질’도 하지 않던 유통업체들이 최근 1~2년 사이에 <대서종>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맵지 않다는 단점이 오히려 삼겹살 구이 등에 곁들이는 생식용으로 적합하다는 장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농협중앙회는 최근 경남 창녕 등지의 <대서종> 마늘 주산지와 손잡고 1.5㎏들이 망포장 제품(피마늘)을 처음으로 개발하고 7월 하순부터 일부 남부권 농협유통센터에 공급하기로 했다.
김경원 홈플러스 바이어도 “대형마트의 주고객층이 30·40대인데 젊은 층이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덜 매운 마늘을 찾는 경향이 높다”고 말했다. 더욱이 소비지에선 마늘 수확철을 빼고는 주로 깐마늘 형태로 팔리는데 이 깐마늘에 대한 정부의 가격인상 억제 압력이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대서종>에 유통업체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김 바이어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현행 법규상 매장에서 마늘의 품종을 표시하지 않아도 아무런 제재가 없다 보니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남도종>과 섞어 팔기 위한 용도로 <대서종>을 구입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소비지의 수요가 반영된 탓인지 산지 마늘가격도 예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일 현재 수매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들어선 충남 서산과 경남 창녕·경북 영천 등 일부 <대서종> 주산지 농협의 수매가를 파악한 결과, 낮은 곳은 1㎏에 2,400원(최상품 기준)이었지만 높은 곳은 3,400원으로 <남도종>보다도 오히려 높게 책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민 제주농협지역본부 경제기획팀장은 “몇년 전만 하더라도 <남도종>의 산지 시세가 확실히 높았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대서종>마늘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최근 육지부 마늘주산지를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면서 “소비지의 변화를 반영해 품종 다변화를 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는 지역농협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