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웃의 한 농가가 국수호박을 재배하려고 하니 음식으로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해왔어요. 그렇게 국수호박을 이용해 면 뽑는 기술을 개발했고, 마침 웰빙바람이 불면서 국수호박이 건강식으로 명성을 얻으며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얻게 됐죠.”
그렇게 찾는 이들이 늘며 공급이 달리자 이씨는 직접 텃밭에 국수호박을 심기 시작했다. 국수호박은 물 빠짐이 좋은 곳에서는 어디든 잘 자랐다. 4월 초 정식하면 6월 중순~9월 초순 수확이 가능해, 여름철 별미로 이용하기에 손색이 없었던 것. 게다가 작물을 기를 때 별다른 기술도 필요치 않아 “심어 놓고 때 맞춰 수확하기만 하면 될 정도”라는 게 이씨의 설명. 그리하여 이씨는 1,650㎡(500평)의 밭에서 한해 3~5t의 국수호박을 수확해 4,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별미 국수를 만드는 데 사용하지만, 생산량의 30%는 인터넷이나 도매시장을 통해 1㎏당 4,000~5,000원에 판다. 깨끗이 씻은 국수호박을 반으로 갈라 씨를 제거하고, 끓는 물에 20~60분 정도 삶은 후에 찬물에 헹궈 내면 호박살이 국수 가닥처럼 풀어진다. 이 호박 가닥을 국수처럼 양념장에 말아먹거나, 샐러드로 만들어 먹으면 담백하고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 특히 국수호박은 단백질이나 지방, 탄수화물 함량이 일반호박의 25% 정도에 불과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재배를 시작하기 전 국수호박 재배경험이 많은 이들의 노하우를 꼼꼼히 따져본 뒤 농사에 뛰어들어도 늦지 않다고 충고한다. 한때 전국적으로 100여농가, 33만㎡(10만평)가 넘는 재배면적을 자랑했던 국수호박은 이제 재배농가가 대부분 사라져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들고, 조리법도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깐의 인기에 편승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가 한두해를 견디지 못하고 모두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
“국수호박은 위와 장에 좋을뿐더러 피부보습에도 놀라운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소득작목으로 얼마든지 부활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이씨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판로 확대에 앞장서 국수호박을 다시 한번 가평의 명품 농산물 자리에 올려놓겠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