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원황>배의 작황은 평년작 수준 이상일 것으로 전망돼 농가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6일 전남 나주배원예농협 유영문 지도과장(오른쪽)이 배 농가 한정무씨(68·나주시 금천면) 과원에서 <원황>의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햇배 가격이 주목을 받는 건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오기 시작하면 시중 저장배 가격이 급락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8월 초 현재 농가들이 자체 보유한 저장배 물량이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 관계자들과 전남 나주·경기 안성·경북 상주 등 배 주산지 농가들에 따르면 8월13~15일 전후로 조생종 배 <원황>이 시장에 얼굴을 비칠 전망이다. 예년(8월17~20일)보다 닷새가량 빠른 것이다.
올 들어 4~6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원황>배를 중심으로 한 조생종 배 시장도 다소 일찍 형성될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배는 중만생종인 <신고>와 조생종인 <원황> <황금> <장십랑> 등이 시장을 주도하는데, 최근 들어 <황금> <장십랑> 등은 산지에서 도태되고 있어 조생종 시장은 사실상 <원황>이 장악하고 있다.
작황은 일부 지역(특히 상주)의 우박 피해와 흑성병 확산으로 농가마다 품질 격차가 큰 가운데서도, 평년작 이상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준식 전남 나주배원예농협 지도상무는 “지역 내 일부 농가들이 흑성병 방제에 애를 먹었지만, 전반적인 작황은 상황이 안 좋았던 지난해보다는 월등히 좋고 평년 수준 이상은 무난하게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햇배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한정된 소비층 때문에 일반 소매 매장에서 5㎏들이 상자로 거래된다. <신고>배는 7.5㎏들이가 일반적이다. 그다지 굵지 않은 <원황>배의 경우 5㎏ 상자에 보통 12~15개가 담긴다. 이 5㎏ 한상자의 가격이 1만원대 후반~2만원대에서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다.
고영직 농협중앙회 도매사업단 배·복숭아팀장은 “가격 고공행진 중인 저장배가 여전히 나오고 있지만, 햇배는 그 나름의 프리미엄(기득권)이 있기 때문에 5㎏ 한상자의 가격은 예년보다 높은 1만원대 후반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햇배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이 오가면서 지난해산 저장배는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서울 가락시장에서 15㎏ 한상자(상품)에 7만9,000원 선(7월2일)을 기록했던 지난해산 <신고>배는 8월 들어 3만9,000원(6일) 밑으로 떨어졌다. 고 팀장은 “추석(9월30일)도 빠르지 않은 편인 데다, 태풍 등 날씨 변수가 없다고 치면, 올해산 조생종과 중만생종 배의 수급 상황은 전반적으로 원활할 것”이라면서 “다만 <원황>배 출하로 현재 저장배를 보유한 농가들의 마음이 다소 바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