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벼 재배면적이 사상 처음으로 85만㏊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곡물 수급불안 속에 국내 쌀 수급 조절을 위한 정부의 공공비축미마저 바닥을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 벼 재배면적이 역대 최소치를 기록하고 향후 9~10월 기상여건 악화로 작황이 저조해질 경우 식량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22일 통계청은 올해 벼 재배면적이 84만9,172㏊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85만3,823㏊에 견줘 4,651㏊(0.5%) 줄었다. 논벼는 2011년 85만798㏊에서 올해 84만6,870㏊로 3,928㏊, 밭벼는 같은 기간 3,025㏊에서 2,302㏊로 723㏊ 감소했다.
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6월 농업관측에서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 축소 등의 영향으로 올해 벼 재배의향면적을 2011년에 견줘 1만8,000㏊(2.1%) 증가한 87만2,000㏊ 수준으로 전망한 것과 상반된 결과여서 주목된다.
특히 당초 올해 벼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2%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농경연의 농업관측을 바탕으로 2013양곡연도 수급계획을 준비하던 양정당국의 구상에도 일대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몇년 새 쌀 생산이 급격히 줄어들자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 시행 1년 만에 비난 여론을 무릅쓰고 사업지원 대상 논 면적을 지난해 4만㏊에서 올해 5,000㏊로 90% 가까이 줄였으나 벼 재배면적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줄었다.
이와 관련, 통계청은 올해 벼 재배면적이 감소한 것은 토지 형질변경, 건물건축 등에 따른 논 면적 감소 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논면적은 2009년 101만㏊, 2010년 98만4,000㏊, 2011년 96만㏊ 등으로 매년 줄고 있다.
이처럼 올해 벼 재배면적이 역대 최소치를 기록함에 따라 향후 100% 안정적인 쌀 수급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지난해 쌀 생산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지난해의 경우 10a당 쌀 생산량은 496㎏으로 평년(499㎏)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 등으로 재배면적이 85만3,823㏊로 줄면서 전체 생산량은 과거 극심한 냉해로 흉작을 입어 쌀을 대량 수입했던 1980년 이후 30년 만에 최저치(422만4,000t)를 기록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수확기 정부는 공공비축미를 당초 계획보다 7만9,000t 적은 26만1,000t을 수매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2양곡연도 말 밥쌀용으로 공급 가능한 최근연산(최근 2개년 합산물량) 국산쌀은 5만7,000t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을철 후기작황까지 악화된다면 쌀 생산량은 지난해 수준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올가을 쌀 시장 혼란은 물론 내년 단경기 쌀 수급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특히 국제곡물 수급불안으로 애그플레이션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주식인 쌀마저 불안해진다면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