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혈압에 좋은 약초로는 만삼(蔓蔘)이 있다.
만삼은 초롱꽃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다른 식물에 줄기를 감으며 자란다. 종 모양의 연한 풀색 꽃이 피고 줄기를 꺾으면 우유 빛깔과 비슷한 진액이 나온다. 중북부 지방 해발 700~1,000m의 깊은 산 속 부엽토서 자란다. 더덕과도 흡사해 보이지만 모양새는 사뭇 다르다. 만삼은 달걀 모양의 넓은 잎이 서로 어긋나게 붙어 있지만 더덕은 4개의 잎이 마주 난다. 꽃 또한 더덕의 꽃보다 만삼의 꽃이 훨씬 작고 앙증맞다.
꽤 오래전에 서울의 어느 작은 일식집에서 창문에 만삼 화분을 키우면서 손님들이 꽃과 어린줄기를 따서 회와 함께 김에 싸서 먹는 이색 체험을 하는 것을 봤다. 참 재미있고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가정에서도 베란다나 창문 가까이에 만삼을 재배하면 꽃과 줄기에서 내뿜는 특유의 향을 즐길 수 있다. 또 꽃과 어린줄기는 비빔밥과 샐러드, 김밥 재료로 활용해도 된다.
만삼 뿌리는 더덕 뿌리보다 약간 누른빛이 더 돈다. 또 더 가늘고 훨씬 길며 향이 짙다. 만삼은 잎사귀가 완전히 마른 후인 늦가을부터 입춘 전까지 채취한다. 채취한 만삼은 깨끗하게 씻은 다음 햇빛이 들어오는 응달에서 말려둔다.
만삼은 저혈압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부작용 없는 보약이다. 피로 회복과 약한 폐를 보해 주는 데도 도움이 되고 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도 좋다. 특히 무리한 다이어트로 탈모가 심해지고 머리카락이 푸석거릴 때, 앉았다 일어나면 어지러울 때, 누워 있으면 천장이 빙빙 돌면서 헛구역질이 날 때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이 밖에 생리불순·소화불량·신장염·단백뇨·부종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공부에 지친 수험생, 기력이 부족한 노인, 코피를 자주 흘리는 아이들도 만삼을 푹 달여 먹으면 좋다.
만삼을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말려두었다가 쇠비름과 같은 비율로 물에 넣고 끓여 마시는 것이다. 말리지 않은 쇠비름이라면 말린 만삼과 3대 1 비율로 물을 넣고 끓여 수시로 마신다. 말리지 않은 만삼은 잘게 썬 다음 꿀에 재어 100일 정도 두었다가 미지근한 물에 타서 마신다.
이 밖에 말린 만삼 600g, 살짝 볶은 둥글레 550g, 말린 쇠비름 1.2㎏을 가루로 빻은 다음 청국장이나 꿀로 반죽해 환으로 빚어 두었다가 하루 세번 나눠 먹기도 한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