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호 망성농협 조합장(오른쪽)이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상추농가를 위로하고 있다.
“일년 중 가장 큰 대목을 태풍으로 송두리째 날려버렸습니다. 태풍 ‘볼라벤’으로 무너진 비닐하우스에서 상추 한잎이라도 더 수확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는데 이번에는 ‘덴빈’이 집중호우를 뿌린 탓에 그나마 남은 상추도 모두 못쓰게 됐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더니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연이어 불어닥친 태풍으로 전북 익산시 망성면 일대 상추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어 시름에 잠겼다. 망성지역에는 350농가가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데 이번 태풍으로 대부분의 상추농가들이 하우스가 완파되거나 비닐이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상추농가 피해면적만 42㏊에 달한다. 여기에다 방울토마토·수박을 생산하는 농가 피해까지 합하면 피해규모는 60㏊, 하우스 800동에 달하고 있다. 벼농사도 300㏊ 이상 피해를 입었다.
특히 상추농가들은 올 한해 농사를 완전히 망쳐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3년 전 귀농했다는 박호진씨(48·망성면 내촌리)는 “올해 빚을 내 825㎡(250평)짜리 내재형 하우스 4동을 지었는데 이번 태풍으로 하우스 파이프가 찌그러지고 비닐이 모두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다”며 “구멍 뚫린 하우스에 ‘덴빈’ 영향으로 비까지 몰아쳐 시장에 출하할 상추가 한잎도 남지 않아 생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6,600㎡(2,000평)의 하우스에서 상추를 재배하고 있는 이명선씨(56·망성면 내촌리)도 “상추값이 일년 중 가장 비쌀 때 뜻하지 않은 태풍 피해를 입어 농가들 대부분이 삶의 의욕을 잃었다”고 한숨지었다.
망성농협은 하우스 피해복구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동호 조합장은 “지자체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피해상황을 정확히 알리는 등 농가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