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는 냉해에 따른 극심한 작황부진으로 외국에서 쌀을 대량 수입했던 1980년(쌀 생산량 355만t) 이후 3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국제곡물 수급불안 속에 이제는 주식인 쌀마저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통계청은 9월15~21일 전국 7,000개 표본구역을 대상으로 쌀 예상생산량을 조사한 결과 10a당 수량이 481㎏으로 지난해 496㎏에 견줘 3%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15일 밝혔다. 재배면적도 전년대비 0.5%(5,00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올해 쌀 예상생산량은 지난해 422만4,000t에서 3.5%(15만t) 줄어든 407만4,000t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현백률(현미를 쌀로 환산하는 비율) 92.9%(9분도) 기준으로 지난해부터 현실에 맞춰 조정된 현백률 90.4%(12분도)를 적용하면 쌀 예상생산량은 396만5,000t으로 낮아진다.
올해 쌀 예상생산량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재배면적 감소에다 8월 말 연이은 태풍으로 백수피해가 심했기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재배면적 5,000㏊ 감소에 따라 쌀 생산이 2만5,000t 줄고, 백수피해 면적 11만1,000㏊와 피해율 30.1%를 감안하면 16만5,000t이 줄어 전체적으로 18만t에 해당하는 생산량 감소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내년도 쌀 수급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쌀 예상생산량을 내년 민간 신곡수요와 정부쌀 이월재고를 맞춰 본 결과 일단은 수급상 쌀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연태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쌀 예상생산량 407만4,000t은 2013양곡연도(2012년 11월~2013년 10월) 민간 신곡수요량 401만5,000t을 5만9,000t 초과하는 수준으로 내년 신곡 공급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정책관은 이어 “2012양곡연도말 정부쌀 이월재고가 84만2,000t 수준임을 감안할 때 식량안보 측면에서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2010~2011년 연속 쌀 생산이 줄어 단경기에 신곡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정부가 보유한 재고미와 밥쌀용 수입쌀을 대량 방출한 경험에 비춰볼 때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올해는 특히 재배면적이나 작황이 이전보다 더 안 좋고 최근연산 정부쌀 재고량마저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도 쌀 수급이 빠듯할 가능성이 높다.
농식품부가 15일 쌀 예상생산량과 관련해 그동안 쌀 생산조정을 위해 실시해 온 ‘논소득기반다양화사업’을 내년에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자칫하면 생산된 지 4~5년 지난 국산 묵은쌀이나 수입쌀에 의존해 수급을 맞추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