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가운 바람의 기운이 가을이 제법 깊었음을 느끼게 한다. 따뜻한 차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차는 일상의 쉼표 같은 존재다. 바쁜 일상을 한박자 늦추고 여유를 갖기 위한 차도 좋겠고, 마음 맞는 친구와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마시는 차도 좋겠다. 따스함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는 계절. 이 가을에 마시면 좋을 전통차를 소개한다.
◆국화차=가을에 마시기 좋은 차의 으뜸은 국화차다. 국화차는 그윽한 가을 정취와도 가장 잘 어울린다. 서양에서도 허브차 중 국화과인 캐모마일은 신경성 소화기장애, 감기나 두통 등에 민간약으로 흔히 사용되는데 국화차의 효능도 같다. 이때 국화는 감국을 말한다.
찬바람이 부는 가을에 마시는 국화차는 보온 효과를 내며 황색 색소인 카로틴은 눈의 피로를 풀어준다. 가정에서 국화차를 만들려면 농약을 뿌리지 않은 국화를 사용해야 한다. 뜨거운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국화꽃을 살짝 데친 다음 찬물에 헹궈 말린다. 말린 국화차 10g 정도에 뜨거운 물을 붓고 3분 정도 우리면 꽃잎이 피어나고 색깔이 우러난다. 말린 국화를 꿀에 잰 다음 밀봉해 한달 뒤부터 마셔도 된다. 녹차에 말린 감국 몇송이를 넣어 마셔도 좋다.
◆대추차=가을 열매의 대명사인 대추. 민간에서는 감기·해열·신경통·냉증 등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신경 안정과 불면증 예방은 물론 노화를 늦추는 데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잘 말린 대추를 씻어 물기를 닦은 다음 물을 붓고 2~3시간 달여 과육이 흐물흐물해지면 체에 걸러 마신다.
◆생강차=동전 두께로 썬 생강을 꿀에 재웠다가 따뜻한 물에 타 마시면 된다. 생강은 기혈의 순환을 도와 몸속의 찬 기운을 없애며, 담과 기침을 가라앉힌다. 따라서 감기가 막 생기려고 하는 초기에 생강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몸이 차서 유난히 추위를 타거나 잘 토하는 사람이 꾸준히 마시면 체온이 올라가고 속이 편안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얇게 저민 생강에 물을 붓고 끓여 마셔도 된다.
◆감잎차=감나무의 어린잎으로 만든 차다. 감나무의 어린잎 100g에는 비타민C 500㎎이 들어 있고 타닌이 많다. 순환기 질환·위궤양·당뇨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잎차는 5월에 나는 어린잎을 씻은 후 썰어 말렸다가 우려 마신다. 조금 성숙한 잎은 타닌이 많으므로 녹차를 덖듯이 살짝 데치거나 증기로 쪄서 볶아 만든다. 비타민C가 풍부한 만큼 환절기 감기 예방에 특히 좋다. 맛이 심심하면 유자청이나 매실청을 첨가한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