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문경시 농암면에서 한 배추 농가가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배추에 물을 주고 있다.
올해의 경우 출하지연 등으로 김장 초기에 무·배추 공급량이 일시적으로 달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김장철 중·후반으로 갈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무·배추 가격이 하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수급대책, 신중하게 추진해야=산지 유통인과 농가들은 정부의 김장용 무·배추 수급대책과 관련, 김장 중·후반까지 감안해 신중하게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전남 해남에서 배추 출하를 준비중인 한 산지유통인은 “얼마 전 정부기관의 관계자를 산지에서 만났을 때 ‘중국산 배추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현 시점에서 중국산 배추를 수입한다면 가격하락으로 국내 무·배추 생산자들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장 초기에 일시적으로 공급이 달려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생산·출하동향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분석하지 않고 수입을 강행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에 전가된다는 것이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무·배추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아청과도 올해 김장철 전반적인 수급상황을 낙관하는 입장이다. 대아청과는 최근 직원들을 영남·호남과 충청지역 등 무·배추 주산지에 파견해 산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무·배추는 전반적으로 작황이 부진하고 정식이 지연됐지만, 최근 정부가 밝힌 것처럼 물량이 많이 부족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대아청과 관계자는 “올해 생산량을 작황이 워낙 좋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문제가 심각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현 시점에서 보면 예년에 비해 생산량이 1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하지만 이 같은 물량은 앞으로 날씨만 좋다면 김장철까지 상당부분 회복도 가능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시기별 공급 불균형 해소가 관건=정부의 수급안정 대책이 김장철 초반에 집중돼 있는데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농협 구리공판장 최은호 경매사는 “올해 김장 채소 수급문제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김장 성수기(11월17~24일로 예상)에 비해 무·배추 주출하 시기가 10일 정도 늦다는 데 있다”면서 “김장철 초반에 공급을 집중적으로 늘려 가격을 떨어뜨릴 경우 늦게 정식한 물량이 집중적으로 출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11월 하순 이후 가을 배추와 겨울 배추의 출하시기가 겹치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이 폭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충남 당진 송악농협 최동오 판매계장은 “산지 상인들이 김장철 초반에 출하가 가능한 배추는 농가에 웃돈을 주고서라도 계약하려고 달려들고 있어 밭떼기 매입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하지만 김장철 중·후반기에 출하될 물량에는 가격전망이 불투명해서인지 거의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전했다.
경기 구리청과 이필래 상무는 “올해 김장채소 수급정책의 관건은 김장 시기별 공급 불균형 문제를 어떻게 하면 고르게 출하될 수 있도록 물량을 조절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무리한 물량확보보다는 범국민적인 ‘김장 늦춰담기’ 캠페인 등을 적극 펼쳐 수급안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