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확한 석류를 들고 포즈를 취한 장형석씨는 “손길은 덜 가면서도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한 작목이 바로 석류”라고 말했다.
전남 고흥·여수 등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돼온 석류를 경북 예천에서 대량재배에 성공한 이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수농원’ 대표 장형석씨(58·예천군 용궁면)는 월동이 어려워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석류를 1,320㎡(400평)의 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있다. 17년 전 귀농해 <거봉>포도 농사를 짓던 장씨가 석류와 인연을 맺은 건 10년 전의 일이다. “일본을 방문했다가 우리나라에선 돌담 사이에 한두그루씩 심어져 있는 석류가 그곳에선 과실로 소비될 뿐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식품으로 개발돼 인기를 끌고 있어 이걸 재배하면 소득이 되겠다 싶었죠.”
마침 석류가 ‘천연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으자 그의 마음은 분주해졌다. 재배기술을 배울 곳이 마땅치 않았던 탓에 그는 무작정 시험재배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석류는 낮은 온도에서는 결실이 되지 않고, 언피해에도 약하다는 걸 알지 못했던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추운 날씨로 인해 수정조차 되지 않아 버려야 했던 묘목만도 수십 그루.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우스 안에 석류를 심고 가꾸며 자신만의 재배법을 확립해 나갔다. 장씨에 따르면 석류는 수확이 끝난 후 1~2월에 가지치기를 한 뒤 하우스 소독만 제대로 하면 별다른 손길이 필요치 않다. 다만 수정(5월15일) 전후 온도관리에 유의해야 하는데, 하우스에 이중커튼을 달고 축열주머니를 땅에 묻어 17~20℃를 유지하면 석류가 언피해를 입지 않고 수정도 잘 이뤄진다. 이런 노력 끝에 장씨는 한해 1,500~1,800㎏의 석류를 생산해낸다. 개당 중량은 600g~1㎏으로 일반 석류(400g)보다 크고 당도가 높아 10㎏ 한상자에 12만원을 호가하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다.
그는 “석류는 포도에 비해 30% 정도 소득이 높은 반면 일손은 10%밖에 들지 않는다”며 “<거봉>포도와 함께 호두 등 여러 농사를 짓고 있지만, 신경쓸 일이 별로 없어 내년에는 석류 농사규모를 1,320㎡ 더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석류를 예천의 새로운 명물로 만들고 싶다는 장씨는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이에겐 얼마든지 기술을 전수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