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햇키위의 출하가 막 시작된 가운데, 이탈리아산 신선 키위의 국내 첫 반입이 임박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에 주로 수입된 뉴질랜드산 키위는 5~12월에 수입돼 국내산 출하시기(12월~이듬해 5월)와 별로 겹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이탈리아산 키위는 국내산과 유통기간이 겹쳐 시장에 미치는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키위 재배농가와 시장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산 키위는 부산항을 통해 11월 중순께 들어올 예정이다.
서울 가락시장 서울청과㈜ 표현찬 경매차장은 “주요 수입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탈리아산 키위가 현지에서 선적돼 수송중이고 국내 항구에 도착하는 11월20일쯤 가락시장에도 일부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산 키위의 국내 유통을 놓고 현재 10곳 정도의 업체가 취급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는 4월 ‘수입금지식물 중 이탈리아산 키위 생과실의 수입금지 제외기준’ 고시를 시행해 이탈리아산 키위 수입을 허용했다.
현재 국내 키위시장 규모는 연간 5만t 수준. 이 중 국내산이 1만5,000~1만8,000t이고 나머지 물량은 외국산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와 같은 북반구에 위치한 국가. 따라서 이곳 키위가 국내로 반입될 경우 기존의 국산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된다. 품질이 국산 못지않고 하우스시설비 등이 거의 들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김기태 한국참다래연합회장은 “지난해 이탈리아를 비롯해 그리스·프랑스 등 유럽현지를 시찰한 결과, 과실의 중량이 개당 최대 220g 안팎으로 굉장히 컸고, 무엇보다 노지에서 재배해 생산원가가 우리와 비교해 크게 낮아 가격 경쟁력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남 해남·보성 등 주요 산지에 따르면 현재 출하중인 국산 햇키위의 산지 밭떼기 가격은 1㎏당 2,500~3,000원 선(작업비 포함). 하지만 이번에 수입되는 이탈리아산 키위는 관세와 해상 수송비까지 포함해도 1㎏당 2,000원이 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탈리아산 키위 반입을 놓고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지난해 7월1일) 이후 유럽산 과일의 국내 공습이 본격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오고 있다. 키위의 경우 종전 45%의 관세가 FTA 발효로 올해 41.2%로 떨어졌고 이마저도 연차적으로 점차 감축될 예정이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