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가 안 팔려요. 이번 주(3일) 들어 수도권 지역은 김장이 거의 끝나가는 것 같아요.”
4일 경기 구리시장의 채소 판매장. 전날 저녁 경매로 받은 배추를 판매하는 중도매인들이 김장 매기가 뚝 떨어졌다며 하소연했다. 올해 김장 시기가 1주일 정도 늦춰진 점을 감안하면 12월 초순까지는 김장 매기가 활발해야 하지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일찍 끝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구리청과 중도매인 신갑순 광일농산 대표는 “올해는 언론에서 유난히 배추값이 비싸다고 김장 초반부터 보도해 김장수요가 줄고, 특히 대형식당 등에서 김장을 덜하거나 아예 뒤로 미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김장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서울 가락시장과 구리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김장철이 정점을 찍으면서, 둘째 주말인 8일 이후엔 사실상 수도권지역의 김장시즌이 종료될 전망이다.
가락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장철이 한창일 때 배추는 하루에 5t트럭 180대 분량이 시장에 반입됐지만, 현재는 70~80대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김장철이 수도권에서 마무리되고 남부지역으로 옮겨 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또 당초 일부 방송과 일간신문 등에서 제기했던 김장철 배추·무 가격 폭등 현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김장철이 무난하게 지나가는 것 같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산지 등에선 기대보다 수도권 김장철이 일찍 마무리된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지역 주요 대형매장 등에 절임배추를 공급하는 강원 양구농협의 박진오 판매계장은 “예년 같으면 12월15일경까지는 절임배추 주문이 많이 들어와야 하지만 올해는 이달 초부터 나가는 물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면서 “올해 너도나도 절임배추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김장 수요까지 감소해 주문량이 예년 이맘때에 비해 3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락시장 등에서는 김장철이 끝나더라도 배추 가격은 현 수준인 10㎏당 7,000원 안팎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장이 끝나 수요가 줄지만, 월동배추의 작황이 안 좋은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상용 가락시장 대아청과 기획실장은 “전남 등 남부지역의 월동배추가 한파 등으로 결구가 불량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결구가 안 되면 공급량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배추 가격은 한동안 지금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