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아서 천년, 죽어서도 천년. 주목(朱木)은 참으로 영험함이 가득한 신비의 나무이다.
100년이 될 때까지는 고작 10~12m밖에 자라지 않지만 100년이 지나면서는 빠르게 성장하는 힘을 보인다.
고목이 되어서도 꼿꼿한 절개를 굽히지 않으며 영원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많은 희망을 심어주는 나무이다.
평생 17~20m 높이까지만 자라고 가지가 옆으로 퍼진다. 나무껍질은 붉은 갈색으로 얇게 갈라지고 띠처럼 벗겨진다.
어린 가지는 녹색을 띠다 2년 정도 지나면 붉은 갈색으로 변한다.
암수딴그루로 4월에 꽃이 핀다. 수꽃은 6개의 비늘 조각으로 싸여 가지 아래쪽에 누런 황색으로 피고, 암꽃은 10개의 비늘 조각에 싸여 연녹색과 진녹색으로 핀다.
열매는 8~9월경 고운 붉은색으로 익으며 둥근 컵 모양으로 열매 속에 종자가 보인다. 오각으로 입을 벌린 붉은 열매에 햇살이 비치면 검은색의 종자까지도 어찌나 고운지 그 황홀함에 가슴이 시릴 정도이다.
주목은 ‘주목’이라는 이름만큼 특별함이 가득하다.
12월이 오면 크리스마스트리로 장식돼 많은 이들의 염원을 들어주는 사랑스러운 나무일 뿐 아니라 여러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올겨울처럼 추운 날엔 기침이나 감기·독감 치료에 효과가 있다.
주목을 약제로 쓰려면 먼저 법제(약의 성질을 그 쓰는 경우에 따라 알맞게 바꾸려고 정해진 방법대로 가공 처리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법제 방법은 오래된 주목을 잘게 썰어 물 5ℓ, 주목 30g, 유정란 4개, 황태 머리, 쥐눈이콩 한줌 정도를 넣고 약한 불에서 6시간 정도 달인다. 이때 달이고 난 유정란은 주목의 독성을 다 흡수했으므로 반드시 땅속 깊이 묻어야 한다. 일반 음식물 쓰레기처럼 밖에 내놓았다가 고양이 등의 동물들이 먹으면 위험하기 때문이다.
법제한 주목의 물은 곰보배추와 인동덩굴을 넣고 다시 달여 따끈하게 마셔 보자. 어지간한 기침이나 감기는 물론 심한 독감도 2~3일 만에 뚝 떨어진다. 이때 찬바람을 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주목은 이뇨작용을 원활하게 하기 때문에 혈압강하에도 도움을 주고 탁솔 성분은 암치료제로 쓴다.
열매와 붉은 줄기는 증류주에 담가 두었다가 7년이 지난 후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주목은 법제를 했다 하더라도 12세 이하의 어린아이에게는 먹이지 않는 게 좋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