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와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
우선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위해 노력해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 이용기 영남대 교수는 “갈수록 농업·농촌을 경시하는 풍조가 짙어지고 있다”며 “일반 국민들에게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리는 정책을 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농업의 성장이 정체상태인데 이를 되살릴 수 있는 장기적인 발전전략도 함께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분야에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신중한 추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기수 농협 농업통상위원회 위원장(울산 농소농협 조합장)은 “연이은 농산물 시장개방으로 농업인들이 많이 힘든데, 한·중 FTA마저 체결된다면 농업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한·중 FTA 추진시 농업부문은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박근혜 당선인도 후보 시절 “한·중 FTA는 서두르지 않고 신중히 추진해 농업 분야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축산농가들은 한우가격 하락 등 당면 현안에 대한 처방을 원했다. 한우농가 박영효씨(64·전북 장수군 장수읍)는 “한우농가들은 소값 하락과 함께 높은 사료 가격으로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당선인께서 국민통합과 경제안정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축산농가들이 어려움 없이 영농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 달라”고 요구했다.
이승호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12월7일 전국 축산인한마음전진대회에서 당선인이 약속한 사료가격 안정대책이나 효율적인 가축분뇨 처리대책 마련 등 축산 관련 공약사항을 차질 없이 추진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벼농가들도 비슷한 고민을 밝히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쌀전업농 박진규씨(52·전남 해남군 산이면)는 “벼농사를 짓는데 들어가는 생산비는 매년 크게 오른 반면 쌀값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도 정부는 그동안 쌀을 물가관리 품목에 넣어 가격 상승을 허락하지 않았다”며 “당선인이 약속한 대로 쌀 직불금 인상 등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고 말했다.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들은 친환경농산물 판로 확보의 어려움을 지적하며 정책적 배려를 희망했다. 이종호씨(54·경북 고령군 쌍림면)는 친환경농산물이 일반농산물과 차별화돼 안정적 생산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인증과 철저한 사후관리 등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농산물 유통 분야에 산적해 있는 많은 문제점에 대해서도 해결이 시급하다며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김갑석 서울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사는 “대형유통업체의 성장과 함께 농산물 유통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국내 농산물 유통의 핵심은 누가 뭐래도 도매시장, 특히 가락시장”이라며 “도매시장의 시설 및 거래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재래시장 등과 연계한 발전방안을 모색해 농가가 시장을 믿고 걱정 없이 농산물을 출하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