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시설오이로 유명한 경북 상주시 모동면 오이시설채소단지의 농가들이 가동중인 펠릿보일러실에서 연료가격 대책 등을 의논하고 있다.
“목재펠릿 가격이 이런 추세라면 몇년 못 가 기름값과 맞먹을 겁니다.” “산자락에는 간벌목이 지천인데도 화목연료는 돈 주고도 구하기 어렵다니까요.”
혹한이 지속되면서 목재펠릿보일러나 화목보일러 등 에너지 절감형 난방기가 연료비 절감에 큰 몫을 하고 있지만 정작 관련시설 설치농가들은 연료비 상승부담과 구입난에 시달리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시설오이 재배단지로 유명한 경북 상주시 모동면. 이곳은 20여 오이재배 농가들이 목재펠릿보일러를 이용해 하우스 난방을 하고 있다. 목재펠릿보일러는 목재를 파쇄해 성형한 펠릿을 연료로 사용하는 겨울철 난방기다. 연료비가 경유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들지 않아 농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농가들은 해마다 오르는 펠릿연료 가격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4290㎡(1300평) 규모의 시설오이를 재배하는 이성수씨(55)는 “지난해 1㎏당 270원 하던 국산 펠릿연료 가격이 올해는 310원으로 급등하는 등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해마다 10% 이상 뜀박질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경북 봉화군 봉성면 시설화훼단지 꽃재배 농가들도 요즘 화목보일러용 통나무를 확보하느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매일같이 영하 20℃가 오르내리는 날씨에 경유난방으로는 채산성을 맞출 수 없어 너 나 할 것 없이 화목보일러를 설치했지만 예상치 못한 통나무 구입난에 시달리고 있다.
2310㎡(700평) 규모의 거베라를 재배하는 권홍기씨(53)는 “연료용 통나무 5t 한차에 90만~100만원 주고 구입해도 요즘 날씨에는 열흘이면 동이나 매일 통나무 구하기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절감형 시설난방기를 사용하는 농가들의 안정적인 연료공급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설오이재배 농가 황영하씨(40·상주시 모동면 반계리)는 “목재펠릿 2㎏이 경유 1ℓ의 열량을 낸다고 할 때 경유 대비 비용(면세유 기준)은 절반에 지나지 않지만 실제로는 기름보일러나 전기지열난방과 겸용하기 때문에 에너지 절감은 30% 선에 머문다”며 “목재펠릿 가격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자칫 배보다 배꼽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목재펠릿보일러와 지열난방으로 3300㎡(1000평) 규모의 시설오이 농사를 짓는 김종호씨(47·상주시 모동면 신천리)는 “펠릿보일러 설치비용 등 초기투자비용을 정부와 지자체가 일부 보조했지만 면세유 난방을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감안해 면세유에 준하는 펠릿연료 가격지원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화목보일러로 난방을 하는 시설화훼농가 이용우씨(51·봉화군 봉성면 금봉1리)는 “면세유 지원 일변도에서 벗어나 에너지 절감형 난방 농가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출처 :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