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력 설 이전에 파종해 봄에 아주심고 여름~가을에 걸쳐 수확하는 고추. 파종기를 앞둔 요즘 주요 종자업체마다 시장선점을 위한 ‘매운 전쟁’이 치열하다. 연간 약 3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고추 종자시장에서는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역병과 바이러스에 강한 품종이 인기를 끄는 추세다. 주요 종자업체별 주력 품종을 알아보고 해당 품종을 재배한 경험이 있는 고추 주산지 농민들의 반응을 들어본다.
주력 품종인 <배로따> 〈PR 스마트〉 <나잘난> 등 3개 품종은 지난해 잦은 기상이변과 잇따른 태풍에도 전국적으로 안정적인 작황을 보이며 맛과 수량성·내병성에서 호평을 얻었다. 고추 주산단지인 경북 영양지역 농민들은 <배로따>고추는 수확량이, 〈PR 스마트〉고추는 내병성이, <나잘난>고추는 맛이 각각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배로따>:조생계 품종으로 초기 생육이 왕성하고 초세가 강하다.
잎은 작지만 바이러스에 견디는 힘이 강하고 착과성이 우수해 생육 후기까지 고르게 달린다. 건고추 품질이 뛰어나고 과피가 두꺼워 고춧가루 생산비율도 높다. 역병 및 오이모자이크 바이러스(CMV) 저항성 품종.
지난해 <배로따> 5만㎡(약 1만5000평)를 심어 영양군고추유통공사에 홍고추 5만㎏을 출하한 황수근씨(51·경북 영양군 일월면 도계1리)는 “<배로따> 품종이 초세가 워낙 좋고 고르게 잘 자라는데다 바이러스에 강해 착과량도 이전 재배 품종보다 1.5배는 많다”며 “올해도 <배로따>를 파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황씨는 간혹 <배로따> 고추가 수확 후 색깔이 짙어지는 경향이 있으나 이는 1~2일 후숙을 거쳐 건조하면 색깔이 더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PR 스마트〉:생육이 왕성하고 초세가 강한 중조생계 품종. 착과가 잘되고 생육 후기까지 곡과나 단과 발생이 적어 다수확이 가능하다.
매운맛이 적당한 대과계로 건고추 색택이 강하고 품질이 우수하다. 역병 및 오이모자이크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
매년 고추 4만여㎡(약 1만2000여평)를 재배하는 성상호씨(61·경북 영양군 영양읍 양구리)는 지난해 〈PR 스마트〉 2만3000㎡(약 7000여평)를 심어 3.3㎡당 건고추를 1.2㎏ 수확했다.
성씨는 “고추 종자는 일단 병해에 강해야 수확이 가능하고, 수확이 가능해야 맛과 품질을 평가할 수 있다”며 “
◆<나잘난>:건고추 색이 진하고 광택도 뛰어나며 적당한 매운 맛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중생종으로 생육 후기까지 초세가 강해 재배관리가 수월한 다수확 품종으로 연작도 가능하다. 오이모자이크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 과육이 두껍지만 건조가 빠르고 고춧가루 생산비율도 높다.
지난해 <나잘난>고추 2만1500㎡(약 6500평)를 재배한 정을용씨(58·경북 영양군 영양읍 황용리)는 “수량성이 높고 크기와 모양이 고르며 특히 야생 동물이 따먹을 만큼 당도와 맛이 뛰어나다”며 “무엇보다 맵고 단맛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인다”고 말했다.
박동섭 농우바이오 전략사업본부장은 “농민들의 고추 종자 선택의 핵심 요소는 과가 크고 따기 쉬우며 병에 강한 것”이라며 “올해도 지난해처럼 잦은 기상 이변이 예상되고 농가 고령화 등으로 <배로따> 〈PR 스마트〉 <나잘난> 등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품종과 더불어 올해 출시한 <베테랑>과 <빅스타>도 바이러스·역병에 강하고 과피가 두꺼운 대과종으로 건고추 색택이 뛰어나고 고춧가루 맛이 좋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출처 :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