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별장에서 만난 권영천씨는 밤은 후숙과로 저장상태에 따라 당도가 달라지므로 저장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 충주에는 수형을 관리하며 밤 재배에 나선 농가들이 많다. 충주밤이 알이 굵고 맛이 뛰어나 명품 대접을 받는 것은 바로 이들의 노력 덕분이다. 최근 ‘대한민국 대표과실 선발대회’에서 밤부문 최고상을 수상한 권영천씨(54)도 충주밤을 명품으로 키워낸 주역 중 한사람이다.
권씨가 고품질 밤 생산을 위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바로 수형관리다. 권씨는 수형관리는 일단 어린나무를 키우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언피해에 강한 <올밤>에 <단택>과 <이평>밤 등을 접붙여 묘목을 키운 뒤 정식을 하면서부터 수형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것.
“밤나무는 묘목에서부터 관리를 해야 합니다. 키는 350㎝를 넘지 않도록 하고요. 그래야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고, 수확도 용이하죠.”
수형관리를 위해 그는 수확이 끝난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 가지치기에 나선다. 나무는 방추형으로 관리하는데, 햇볕이 고루 잘 들면서도 열매가 튼실하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서다. 가지치기를 할 때는 품종을 고려해 과실이 많이 달리는 <석추>는 강하게, 상대적으로 수세가 약한 <옥광>과 <이평>은 약하게 실시한다. 6월 말~7월 초 두번에 걸쳐 실시하는 여름 가지치기는 도장지(웃자람가지) 정리에 힘을 쏟는다. 수확 후 실시하는 토양관리도 그가 공개한 비결 중 하나다. 12월 초쯤 쌀겨와 깻묵·대두박을 골고루 섞어 만든 퇴비를 세그루당 20㎏씩 뿌려 준다.
밤의 품질을 높이는 데는 저장도 한몫한다. “밤은 수확 후 이틀만 지나도 금세 말라버려서 즉시 저장고에 넣어야 해요. 게다가 밤은 후숙과로 저장상태에 따라 당도가 크게 달라지므로 저장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밤은 비교적 저장성이 높은 과실이지만, 영하 1.5℃를 유지해야 장기보관이 가능하다. 권씨는 이런 노력으로 10㏊에서 한해 700가마(40㎏ 기준)의 밤을 생산해낸다. 그가 생산한 밤은 알이 굵고 윤기가 나면서도 당도가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따라서 그의 농장은 ‘한수 배우겠다’는 사람들로 늘 성시를 이룬다. 경남 진주나 충남 부여·공주 등 전통적인 밤 생산지에서 나무를 갱신하는 사람들이 특히 많이 찾고 있다고 밝힌 권씨는 “이젠 밤나무도 그저 버려두고 수확만 하던 시대는 끝났다”며 “농장주의 손길이 품질로 이어지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