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연회에 참석한 농가들이 감자 파종기의 작업장면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원내는 파종 뒤 감자 싹이 나온 모습.
15일 경기 여주군 대신면 하림리에서 열린 마늘·감자·땅콩파종기 시연회장. 100여명의 농업인과 관계자들은 트랙터에 부착한 파종기가 두둑성형, 제초제 살포, 파종, 복토, 멀칭을 한번에 끝내자 신기한듯 눈을 떼지 못했다.
이날 시연에 나선 파종기는 한국농수산대학과 ㈜강농이 산학협력차원에서 개발한 신기종들. 참석자들은 궁금한 점과 보완해야 할 부분에 대한 의견을 쏟아내면서도 고령화된 농촌의 일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데 공감했다.
마늘 파종기는 마늘쪽이 10㎝ 간격으로 일정하게 부착된 종이줄(타래)을 4~10㎝ 깊이로 7~9줄까지 심을 수 있다. 살균·살충된 종이줄에 마늘쪽을 붙이는 것은 종자부착기를 이용하면 된다.
타래는 난지·한지형에 따라 120m에서 200m까지 만들 수 있다. 종이줄은 땅속에서 자연분해된다.
감자파종기는 55~60g의 통감자 또는 절편한 씨감자 100㎏(각통 50㎏씩)을 싣고 폭 70㎝, 높이 25㎝의 두둑에 두줄로 심는다. 이때 종자간격, 파종깊이 등은 임의로 조절이 가능하다.
통에 담긴 씨감자를 분배하는 방식으로 컨베이어벨트를 채택해 결주율이 거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파종기는 좌우 40㎝씩 이동이 가능해 하우스 안에서의 작업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땅콩파종기는 마늘처럼 탈피한 땅콩을 10~15㎝ 간격으로 붙인 종이줄을 3~10㎝ 깊이로 두줄씩 심는다. 껍질을 벗기지 않은 피땅콩을 부착해 심는 방법은 연구중이다.
특히 모든 피복비닐은 작물이 심어진 부분을 따라 길이 5㎝, 간격 1㎝ 정도로 촘촘하게 베어져 있어 싹이 나올 때 따로 찢어줄 필요가 없다.
조순호 ㈜강농 연구소장은 “하루에 마늘은 1만9800~2만5000㎡, 감자는 9900~1만6500㎡, 땅콩은 1만㎡ 이상 파종이 가능하다”며 “사람이 심을 때보다 10~30배 이상 면적을 늘릴 수 있어 인건비 절감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박광호 한국농수산대학 교수는 “파종기 개발은 봄감자→벼(조생종)→가을감자 또는 마늘재배처럼 논의 연중 활용을 뒷받침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농가소득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벼·감자·마늘 등 19만8000㎡의 농사를 짓는 김지현씨(57·가남면 삼군1리)는 “인건비 등 생산비 절감을 위해 꼭 필요한 농기계”라면서 “개별적으로 구입하기에는 부담이 큰 만큼 농가가 빌려 쓸 수 있도록 농업기술센터가 임대사업기종으로 확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