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민은 생산, 농협은 판매
19일 오전 10시 경기 이천시 단월동에 있는 이천시농협연합사업단 산지유통센터(APC). 상추 등 잎채소를 실은 트럭이 속속 도착하는 가운데 포장작업이 한창이다. 이천시농협연합사업단은 <자올린>이란 상표 아래 품질에 따른 선별부터 포장, 최종 판매까지 책임지고 있다. 최근엔 음식재료 전문업체의 납품 비중을 늘리고, 중부고속도로 마장휴게소의 롯데마트점에 입점하는 등 판로를 다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공선출하회원인 상추 재배 농가 안병선씨(47)는 “(연합사업단에서) 알아서 판매해주니까 이제는 품질 향상에만 주력한다”면서 “수취값도 일반 시장으로 낼 때보다 10~15%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현수 이천시농협연합사업단장은 “지난해 이천 관내 전체 농산물 판매액의 절반 수준인 200억원가량을 취급했다”면서 “6월 개장하는 농협 안성물류센터와 연계해 2015년까지 농산물 판매액을 250억원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컬푸드 확산
같은 날 오후 3시 경기 김포의 이용완씨(54)는 느타리버섯을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날 전국에서 두번째로 문을 연 김포농협(조합장 김명섭) 로컬푸드 매장 안에 느타리버섯을 다시 진열하기 위해서다. 이씨는 “느타리버섯 2㎏들이 13상자를 진열한 지 반나절도 안 돼 다 팔았다”면서 “중간 도매상을 거치지 않다 보니 일반 시세보다 15%가량 더 받았다”며 활짝 웃었다. 소비자의 반응도 폭발적이다. 주부 이순덕씨(59·김포시 운양동)는 “다른 유통점에서 사는 채소보다 훨씬 신선하고 값싸서 좋다”고 말했다.
김포농협 직매장은 개장 첫날 30여 농가가 내놓은 650만원 상당의 농산물이 일찌감치 판매되는 기적을 이뤄냈다. 엄경렬 김포농협 로컬푸드 담당차장은 “어림잡아 도시 소비자 1000명이 방문했고, 문의도 폭주했다”며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사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산지·소비지, 유통 개혁 박차
이렇듯 농협은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하는 방향으로 농산물 유통구조를 혁신해 나가고 있다. ‘판매농협’으로 전환해 2020년까지 산지 출하량의 50% 이상을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측은 “판매농협이 구현되면 연간 3조원의 사회적 편익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유통계열화 강화로 농협의 소비지 점유율을 선진국 협동조합 수준인 20%까지 높여 거래 교섭력 및 시장 견제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