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저녁 하역노조원들이 가락시장에 반입된 고추류의 경매를 앞두고 하역·진열작업을 하고 있다.
◆고추 등 가격 하락세=과채류 가운데서도 최근 고추 품목의 시세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일반 풋고추는 최근 상품 10㎏들이 한상자가 평균 3만1000~3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월 초 10㎏들이 한상자가 9만원대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한달반 만에 시세가 3분의 1 토막난 셈이다. <청양>고추는 사정이 더 안 좋다. 3월 초 상품 10㎏들이 한상자 평균값이 최고 10만3000원이었지만 최근에는 2만~2만2000원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7000~4만원대 가격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이다.
오이 시세도 최근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백다다기>오이는 100개들이 한상자가 최근 2만7000~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3월 초 5만원대에서 지속적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취청>오이 역시 50개들이 한상자가 최근 1만3000~1만4000원을 맴돌며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5000원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호박 역시 가격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추세다. 애호박은 20개들이 한상자가 1만~1만1000원, <주키니>호박은 10㎏들이 한상자가 8000~9000원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손호길 농협가락공판장 경매팀장은 “고추의 경우 일부지역 농가들이 출하 조절에 나설 정도로 거래가 위축된 상태”라며 “기온상승으로 시장 반입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소비가 따라주지 못하면서 중도매인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약세장 이어질 듯= 과채류 가격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기상호조로 기존 출하지역의 생산량이 늘고, 일부 품목은 출하지역이 확대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것이란 설명이다.
고추의 경우 경남 진주·밀양을 중심으로 시장 반입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청양>고추의 경우 일부 산지들이 출하조절에 들어가 앞으로 1~2주가량은 반입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중 서울청과 경매사는 “고추는 소비 부진과 매기 감소가 여전한 가운데 전체적으로 반입량이 늘면서 가격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요즘은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상대적으로 시세가 잘 나오는 만큼 농가들이 수확시점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충남 천안·부여 등지에서 출하되는 오이도 기온상승과 함께 작황이 좋아지면서 출하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강원 춘천·화천 등 중부 이북권의 물량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현재의 약세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병선 경기 구리시장 인터넷청과 경매사는 “오이는 5월로 접어들면 출하지역 중복으로 홍수출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자칫 오이 시세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호박 역시 기존의 경남 진주·고성, 전남 나주 등지에서 충북 청원, 충남 공주 등으로 출하지역이 확대되면서 반입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반가정 소비와 식자재 소비가 모두 침체된 상황이어서 당분간 약세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