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수연 동서농산 대표는 “최고의 농부는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려는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를 회상하던 조수연 동서농산 대표(50·경기 여주군 북내면)는 잠시 말문을 닫았다. 인천에서 사업을 하다 완전히 망치고, 빈손으로 들어온 시골에서 시작한 느타리버섯 농사는 조 대표에게는 또 다른 역경의 시작이었다.
빚더미에 앉은 그는 형제들의 도움으로 겨우 1000만원을 구해 느타리 농사를 시작했다. 재배사 2동(400㎡)을 짓는 데 필요한 재료를 구입할 돈이 없어 다른 농가에서 사용하다 버린 재배사를 뜯어와 지었다. 집도 없어 재배사 옆 임시 가건물에 가족들과 함께 지냈다. 당시 주로 했던 느타리 균상재배는 수확기간이 극히 짧았다. 20일 생육시켜 4~5일 동안 수확할 수 있었던 것.
조 대표는 불규칙한 수입 때문에 4년 동안 가난과 싸워야 했다. 그동안 그는 우유배달 등 닥치는 대로 부업을 했다. 어려운 형편에서도 조 대표는 버섯농사만큼은 손놓지 않았다. 선도농가로부터 꾸준히 기술을 배우고, 지인이 구해준 버섯관련 책자와 자료가 다 헤어질 때까지 반복해 공부했다. 버섯이 나지 않을 땐 다른 농가의 버섯을 수집해 가락시장에 배달하는 유통업도 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온 조씨는 2001년 양평 버섯농가로부터 우연히 느타리 병재배 기술을 접하게 됐다.
“병재배는 1년 365일 수확이 가능한 기술입니다. 한달에 4~5일 수확하는 균상재배와는 완전히 다른 획기적인 기술이었죠.”
병재배로 매일 생산되는 느타리는 그에게 새로운 ‘희망의 전주’였다. 느타리 배달업으로 알게 된 중도매인을 통해 대형마트에 납품할 기회가 찾아왔다. 2002년부터는 이마트 수도권점에 납품을 시작했다. 2006년엔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무농약재배 인증도 획득했다. 판매수익을 지속적으로 재투자하며 자동화 시설을 갖춰 갔다. 마침내 그는 배지 제조에서부터 입병·종균접종·생육·포장·판매에 이르기까지 느타리 생산 일관체계를 갖췄다.
조 대표는 현재 2개의 농장에서 하루 4t의 느타리를 생산하며, 연간 4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부농의 반열에 올랐다. 그는 실패를 딛고 성공할 수 있었던 동력으로 ‘열정’을 꼽았다. 또 ‘시장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안목과 마케팅 감각’을 들었다. 조 대표는 “하지만 그 바탕에는 고품질의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기본이며 제일 중요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목표는 이제 국내에서 최고 품질의 느타리를 생산하는 것이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