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송이버섯 선도농가 김창원씨(오른쪽)가 김지하 NH농협은행 농업금융부 과장에게 농업금융컨설팅을 받으며 경영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식 시설과 배지 구입비로 생산비 과다지출=“아니 이렇게 농사를 잘 지으시는 분이 대출금으로 그렇게 힘드셨다니….” 10일 김씨가 운영하는 ‘창조인영농조합법인’을 방문한 김지하 NH농협은행 농업금융부 과장이 탄식을 내뱉었다. 컨설팅을 마친 김 과장은 “시설 투자에 따른 고금리 대출이 김씨를 힘들게 했다”고 말했다.
어려서부터 집에서 시설채소 농사를 짓던 김씨가 양송이버섯을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이다.
‘벌이가 괜찮겠다’는 생각에 대구 달성군 하빈면에 간이재배사를 짓고 양송이를 키우다 2009년 경북 칠곡에 터를 제대로 잡고 재배사 15동(균상면적 2700㎡)을 새로 지었다.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최고 품질의 양송이를 팔고 싶었기에 그는 시설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2009년 4억5000만원을 7%대의 금리로 대출받으며 재배사 신축에만 총 8억6000만원을 들였다. 당시에는 자신에게 딱 맞는 자금을 찾지도 못했고 ‘정부 자금은 개별 농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고만 생각했다. 재배사 보완·관리에도 매년 1억원의 돈이 더 들었다.
김 과장은 “이러한 선도농가라면 산지유통활성화사업 자금을 신청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6%에 달하는 대출금리를 절반인 3%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업금융컨설팅 결과 시설에 돈을 아끼지 않은 덕분에 단위당 생산량은 다른 양송이 농가들보다 월등했다. 3.3㎡에 30~40㎏을 따는 농가들과 달리 그는 50㎏씩 수확했고, 재배 실패율도 다른 농가(20~60%)보다 월등히 낮은 10%에 그쳤다. 특·상품을 출하하는 비중도 70%나 됐고, 덕분에 출하단가도 다소 높았다. 연간 3회전이 아닌 4회전을 돌리는 만큼 추정 매출액은 9억7450여만원이다.
그러나 매출액의 57%를 차지하는 것은 바로 생산비였다. 특히 퇴비배지 구입비용이 연간 2억2000여만원으로 가장 많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그가 생산비에 포함하지 않고 간과한 것은 시설투자에 따른 연간 감가상각비다. 재배사는 3300만원, 관리사는 1000만원, 굴착기는 125만원, 지게차는 78만원이 들어 연간 총 4500여만원의 감가상각비가 발생한다고 김 과장은 분석했다. 지난해 1500여만원에 들여놓은 스티커 기계, 자동 포장 기계도 그만큼의 값어치는 하지 못하고 ‘잠정휴업’ 상태다.
◆“배지공장 만들어 생산성 더 높이겠다”=김씨는 올해부터 배지를 만들어 쓰기로 했다. 깨끗한 베트남산 밀짚과 사탕수수 등으로 직접 배지를 발효하는 것이다. 그는 “양송이버섯의 가장 큰 문제는 배지”라며 “지난해 공급받은 배지 상태가 좋지 않아 재배사 7동이 실패했고 6000만원 정도 적자를 봤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양송이버섯의 가격이 2㎏에 2만8000원대까지 나오고 있지만 양송이 농가들이 불량 배지로 인해 공급을 하지 못하는 것도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김 과장은 “배지공장에서 직접 만든 우수한 배지를 사용한다면 단위당 생산량이 내년에는 3.3㎡당 60㎏으로, 내후년에는 70㎏으로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매출 상승으로 내후년에는 13억6400만원 정도의 매출액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근의 느타리버섯 농가들이 양송이버섯을 재배할 생각이 있다면 함께 대량으로 재배·판매해 보면 어떻겠느냐”며 “대형 판로를 개척하면 연중 안정적인 수입원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