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운 안성 풍산개마을 대표가 풍산개 강아지를 보여주고 있다.
“풍산개를 기른 지 올해로 20년째입니다. 풍산개는 그동안 우리지역의 명물이 됐고, 지역발전에 크게 기여했죠.”
이기운 안성 풍산개마을 대표(58)와 풍산개의 인연은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근에 사는 지인이 제3국을 통해 들여온 풍산개 한쌍을 맡아 키우면서다. 풍산개는 북한의 국견으로 함경북도 풍산지방(현재 양강도 김형권군)이 원산지다. 풍산개는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방북 때 북한으로부터 선물받으면서 더욱 주목받기도 했다.
이 대표에게 풍산개는 특별하다. 풍산개를 지속적으로 번식시켜 700~800마리를 기르며 고향을 ‘풍산개 마을’로 바꿨다. 덕분에 2004년에는 농촌개발종합사업 대상지로 선정됐고, 풍산개를 소재로 한 농촌팜스테이마을로 지정돼 농협으로부터 각종 지원을 받기도 했다. 현재도 풍산개와 계절별 농산물 수확 등을 접목한 농촌체험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풍산개가 지역 활성화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이 대표의 풍산개 자랑은 남다르다. “과묵하고 무리 생활을 잘하며 질병과 추위에도 강하죠. 호랑이도 잡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람에게만큼은 온순합니다.” 최근엔 해외 동포들이 특히 풍산개를 많이 찾는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됐지만 그전처럼 풍산개가 남북 화해와 교류의 희망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정치적인 문제라 조심스럽지만, 남북 관계 회복에 풍산개가 그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요즘 새롭게 도전하는 것이 있다. 바로 ‘안성개’ 육성 프로젝트다. 풍산개와 늑대를 교미해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는 것이다. 최근 이들 사이에서 4마리의 강아지가 태어나면서 3년 만에 첫 결실을 봤다. 그는 “품종을 고정시키려면 십여년은 걸리겠지만 신품종의 개가 외국의 명견 못지않도록 육성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