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살인 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숨지고 의심환자가 더 있는 것으로 드러나 농가의 특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과수원을 경작하며 소를 기르던 강모씨(73·서귀포시 표선면)가 제주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16일 숨졌다.
질병관리본부는 강씨의 혈액을 10일 채취해 국립보건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보통 바이러스 분리와 확인에 2주 정도가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빠르면 이번주쯤 반쯤 강씨의 사인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바이러스인지 여부가 확인될 전망이다.
제주도는 진드기에 물려 나타나는 SFTS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과 관련, 축산농가들을 대상으로 예방요령을 반드시 준수해 줄 것을 20일 당부했다.
도는 이와는 별도로 소 사육농가 및 공동목장 등을 대상으로 진드기 출현 시기인 4~10월 중에 연 110만마리분의 소진드기 박멸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행정·생산자단체·유관단체·공수의사 등과 협조해 진드기 방역을 실시, 소 진드기 매개질병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질병관리본부는 18일 “아직 국내에서 SFTS로 확진받은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의심 사례로 신고된 환자가 사망자 1명을 포함해 5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부분 발열·구토·설사 등 대표적인 SFTS 증상을 보이는 동시에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거나 환자 본인이 진드기에 물렸다고 주장하는 경우다. 의심환자 4명 가운데 2명은 증상이 가벼워 퇴원했고, 2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