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우씨(왼쪽)가 배 과수원에서 부모님과 함께 자신이 개발한 기계로 작업 시범을 보이고 있다.
‘전동계단식운반차’를 개발한 박세우씨(35·경북 예천군 예천읍 고평리)가 그 주인공. ‘전동계단식운반차’는 과수원 작업용 전동 이동식 사다리차다.
박씨는 한국농업전문학교(지금의 한국농수산대학) 1기 졸업생이다. 졸업 후 부모님과 함께 배농사를 짓는 그는 한때 남천(매자나뭇과에 속하는 상록관목)을 재배해 일본에 수출하는 벤처 농업인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28년째 배농사를 짓는 아버지 박찬경씨(60)는 단샘친환경배작목반장이면서 예천군배연합회장이다.
“배농사를 지어 보니 가지치기나 열매솎기 작업, 배봉지 싸기 등을 할 때 사다리차를 밀고 다니는 일이 여간 힘들지 않더라고요. 작업용 간이 사다리는 폭이 좁아 조심스럽고 경사진 곳에서는 위험하기도 했고요.”
소아마비를 앓아 다리가 불편하신 아버지에게는 특히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머니도 배밭에서 사다리를 밀고 다니는 작업이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수동식인 사다리차를 전기로 작동할 수 있으면 작업이 수월하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11월 제작을 의뢰해 지난 3월 완성한 전동계단식운반차는 현재 박씨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농기계가 됐다.
박씨는 “폭이 넓어 안전할 뿐 아니라 작동법이 단순해 누구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해 경사지에서도 뒤로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기를 충전하는 데에는 5~8시간 걸리지만 한번 충전하면 4일 정도 사용하며 한대로 3~4명이 함께 작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개발한 기계는 현재 단샘작목반에서도 사용하고 있는데 반응이 무척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가지치기 작업에서부터 배봉지 싸기, 수확 작업 등 두루 쓸 수 있어 사계절 이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사다리차의 모터에 직접 개발한 전동전지가위와 전지톱을 부착해 사용할 수도 있다.
박씨의 어머니 김교순씨(58)는 “올봄 배밭에 작업하러 오시는 분들이 편하다며 서로 이용하려고 했을 만큼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특허출원을 하고 실용신안등록 신청을 해 놓았다는 박씨는 “높이 조절이 가능해 단감·키위·자두 과수원 등 어느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며 농가 보급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010-2699-6852.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