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이형 대표는 정성 어린 마음으로 닭을 보살피고 기른다고 강조했다.
토종닭 농장을 운영하는 조이형 조아라농장 대표(66·경기 안성시 삼죽면)는 40여년간 농사를 지어오면서 두번의 큰 위기를 맞았다. 1960년대 말 당시 전문대 축산과를 졸업한 조 대표는 군 제대 후 고향 안성에 정착해 채소농사를 지었다. 1970년대 그는 손대는 채소마다 성공했고, 젊은 나이에 돈깨나 만지는 농업인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초 첫번째 시련이 그에게 닥쳤다. 마을잔치에서 술을 먹고 시비가 붙었고, 상대방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4년여간을 민형사 소송에 휘말렸고, 여기에 당시 돈으로 1억원 이상을 소요했다.
“참담했습니다. 결국 무죄로 판명났지만 경제적·심적 상처는 너무나 컸습니다.”
남들은 그가 재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학 때 전공을 살려 1989년 토종닭 사육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는 사육 시작부터 양계장 악취 해소에 주력했고, 당시엔 다소 생소했던 미생물을 이용해 거의 냄새가 나지 않는 양계장을 만들었다. 더 나아가 각종 한약재와 황토·미생물을 활용한 특수배합사료를 만들어 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또 한번의 시련이 닥쳤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였다. 사육 초기부터 직거래로 자매식당(조 대표는 이렇게 부른다)에 닭을 공급했는데, 경제위기로 대부분의 식당이 문닫을 형편이 됐다. 당장 출하를 못하자 빚만 수천만원에 달했다. 농장이 당장 망할 처지에 놓였다. 그런데 그가 개발한 특수사료를 통한 고품질 닭고기 생산기술이 연구과제로 선택되면서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받은 3000만원의 지원금이 다시 일어서는 종잣돈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특수배합사료 덕분에 2010년엔 무항생제, 2012년엔 HACCP(해썹·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인증을 각각 획득했다. 그는 5동의 330㎡ 규모의 계사에서 단계별로 연속사육으로 연간 3만여마리를 출하한다.
“특수배합사료와 친환경 사육으로 출하 후엔 별도 소독 없이 바로 입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연중 생산이 가능하죠.” 한동의 계사에서 매월 평균 2500마리의 육계를 출하한다. 계사내 사육밀도는 1㎡당 7~8마리 수준이며, 여름철엔 방사한다. 병아리 입식 후 출하기간은 3~4개월로 일반 토종닭의 2개월이나 일반 육계의 35일보다 무려 2~3배 길다. 이렇게 기른 닭은 자매식당이라고 부르는 전국 20여곳과 직거래한다.
“내가 키우는 닭에 대해서는 내가 바로 ‘허준’입니다. 그만큼 닭을 정성으로 기르고 보살피죠.” 조 대표는 자신의 친환경 순환 사육 체계가 보다 많은 농가에 알려져 축산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시각이 조금이나마 변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