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김천시 구성면에서 자두를 재배하는 김옥흥(왼쪽부터)·신준태씨 부부가 강영규 구성농협 상무와 함께 6월말부터 수확할 자두의 생육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11일 오전 9시, 경북 김천시 구성면의 한 자두밭. 청매실만 한 열매가 달린 자두나무 주위로 농가들의 걱정과 기대가 교차한다. 9900㎡의 과원에서 자두를 재배한다는 신준태씨(68·양각리)는 “꽃이 한창 필 무렵에 기온이 영하 수준으로까지 떨어지면서 열매 수정이 아예 안될 줄 알고 걱정이 컸는데, 5월 이후 날씨가 빨리 회복되면서 수확량은 평년작 수준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씨는 “같은 경북지역이라도 시·군에 따라, 같은 시·군이라도 과원의 위치에 따라 작황 편차가 크다는 소문이 많아 자두값이 어찌될지 걱정”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자두 출하시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올 작황은 예년만 못하고 시장 출하일도 3~7일 늦어질 것이라는 게 김천·의성·경산 등 주요 자두 주산지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4월까지 계속된 늦봄 추위로 결실이 크게 부진한 탓이다.
작황은 지역·과원·품종별로 편차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강영규 김천 구성농협 상무는 “김천지역의 경우 조생종인 <대석조생>과 중생종인 <포모사> 할 것 없이 나무에 달린 알의 크기가 전반적으로 작은 데다, 생산량마저 적어 올 수확량은 평년보다는 10% 정도 감소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구 경산 와촌농협 과장은 “경산지역은 김천지역보다 피해가 상대적으로 더 큰 것 같고, 특히 <대석조생>의 경우 일부 밭은 50% 정도 감수를 예상하는 곳도 있다”며 “대신 <포모사>는 평년 작황의 80%는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진우 의성중부농협 상무는 “주산지인 봉양지역의 경우 <대석조생>이 주력 품종인데 냉해로 결실 자체가 안 된 나무들이 많고 과원의 위치가 산이냐 평지냐에 따라서도 수확량이 크게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냉기가 상대적으로 잘 모이는 평지에서 냉해 피해가 크다”고 김 상무는 말했다.
시장 첫 출하일은 이들 세지역 모두 6월27~28일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영구 과장은 “지난해에는 6월20~23일께 첫 출하를 했지만 올해는 3~7일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작황이 좋지 않고 수확량이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격은 지난해보다 조금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강영규 상무는 “자두 판매를 17년 넘게 담당해 오면서 지난해만큼 자두 작황과 생산량이 좋았을 때가 없었지만, 가격은 농가 기대 수준에 못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 공급한 가격이 지난해엔 1㎏당 3500원 선이었지만 올해엔 4000원 이상으로 10~20%는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농산물도매분사 청과사업단 이근화 팀장은 “14일을 전후해 일부 주산지와 가격 시담을 벌일 예정”이라면서도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날씨가 받쳐준다면 가격은 지난해보다는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