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혁·김영혜씨 부부가 ‘배니 바라드’ 포도 품종의 생육 상태를 살펴 보고 있다.
무슨 이름인가 갸우뚱할 수도 있겠다. 최준혁(66·경북 상주시 모동면)·김영혜씨(61) 부부가 운영하는 ‘윤지네 포도농원’ 하우스에서 영글어 가는 포도 품종들이다.
4598㎡ 규모의 하우스에 들어서자 독특한 모양의 포도송이가 눈에 띈다. 하우스 입구에 120㎝까지 자라기도 한다는 <레드레헬레스콜>이 주렁주렁 달렸는가 하면 손가락 모양으로 생긴 <골드 핑거>와 대추처럼 생긴 <바라드> 품종도 보인다. 모두 11품종. 농장을 방문하는 이들마다 다양한 품종에 신기해한다.
“전 세계에 8000여품종의 포도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품종은 70여가지밖에 안돼요. 그마저도 소비자가 접하는 품종은 얼마 안 되잖아요. 여러 가지 품종을 재배해 소비자들에게 맛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농장에서 생산하는 포도는 전량 직거래로 판매한다. 품종이 다양하면서 친환경으로 재배하다 보니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 직접 찾아와 납품을 부탁할 정도다.
7월1일부터는 서울 강서구 학교에 친환경급식재료로 공급할 계획이다.
다양한 품종 못지않게 눈에 띄는 것은 포도 나뭇가지 군데군데 붙여 놓은 칭찬 스티커. ‘짱’ ‘최고야’ ‘잘했어’ 등 문구도 다양하다.
“포도나무가 포도를 생산하는 걸 보면 얼마나 기특한지요. 수확 시기가 제각각이라 재배하기 힘은 들지만 포도를 보면 기운이 나요.”
포도나무를 자식과 같이 생각해 칭찬하고 격려해 준다는 김씨 부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포도나무가 자라는 농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나무와 나무 사이 간격을 3m로 해 포도나무 잎이 햇빛을 충분히 받도록 한 것도 포도나무가 행복했으면 해서란다.
최씨는 외국계 회사 지사장으로 전 세계를 내 집처럼 드나들던 전문 경영인이었다. 삶의 여유를 찾으려고 1997년 상주에 정착했다. 초보 농사꾼으로 출발한 그이지만 2004년에 유기농 인증을 받았으며 경북 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현재는 내로라하는 친환경농업 전문가다.
최씨의 앞으로의 계획은 지역 주민들과 뜻을 같이해 공동체지원농업(CSA)을 해나가는 것. 그는 “농장을 찾는 지인들에게는 이미 CSA운동의 취지를 설명하고 가입 권유를 하고 있다”며 새로운 시도를 위해 나서고 있음을 내비쳤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