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지역 친환경복숭아 인증 1호 농가인 유구상 지구인농장 대표가 월등면 과수원에서 친환경순환농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남 순천시 월등면 대평리에서 친환경순환농법으로 복숭아와 매실농사를 짓고 있는 지구인농장 대표 유구상씨(60). 그는 복숭아 과수원의 잡초를 제거하는 등 무더위에 구슬땀을 흘리며 과원 관리에 정성을 쏟고 있었다.
유 대표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1982년부터. 도시에서 회사를 다니던 유씨는 도시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고향으로 귀농을 결심했다. 당시 아내가 반대했지만, 중·고등학교 때 4-H활동을 했던 경험과 농사는 거짓말을 안한다는 믿음으로 귀농했다.
처음에는 형으로부터 물려받은 1980㎡의 조그마한 복숭아 밭으로 시작했다.
1982년 당시에는 대부분 화학비료를 주는 농사였다. 하지만 유씨는 복숭아 재배에서는 전남도에서 처음으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농법에 도전했다.
화학비료 대신 퇴비를 직접 만들어 과수원에 줬다. 하지만 퇴비제조는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산에서 베어온 풀과 쌀겨·깻묵 등을 혼합해 유기질퇴비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재료를 어떤 것을 사용할지, 재료간의 혼합비율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몰라 실패도 거듭했다. 그렇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 끝에 토양과 복숭아에 가장 적합한 유기질퇴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유 대표가 친환경농사에 쏟은 정성은 엄청나다. 산야초를 직접 베고 자가 제조한 퇴비로 시비하는 등의 과정 하나하나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유 대표의 이러한 노력은 전남도 친환경복숭아 인증 1호 선정으로 이어졌다. 또 농협중앙회가 주는 새농민상 본상 수상과 전남도 농산물품평회에서 대상을 받는 영광도 안았다.
친환경농법 도입 초기에는 복숭아의 생산량이 줄었지만, 4~5년이 지난 후부터는 화학비료를 사용할 때와 비슷해졌다고 한다. 또 당도가 높아졌고 과일 크기도 커졌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친환경복숭아의 판로확보가 문제였다. 그래서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복숭아원두막. 1994년 유 대표는 순천시 월등면에서 최초로 과수원 도로변에 복숭아원두막을 만들었다. 그가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복숭아를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토록 함으로써 신뢰도 얻었다.
유 대표는 현재 생산량의 90%를 원두막과 택배를 통해 직거래하고 있다. 한번 구입해 본 소비자들은 유 대표의 친환경복숭아를 또 찾는 등 단골고객이 늘어나면서 직거래로 판매하는 물량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유 대표는 “어떤 소비자는 구입해 간 복숭아에 대해 농약잔류검사를 실시해 농약검출이 없자 충성스러운 단골고객이 됐다”고 말했다.
친환경농법에 자신이 붙은 유 대표는 이후 과수원 규모를 조금씩 늘려 현재 복숭아와 매실 재배면적이 3㏊에 달한다. 여기에서 연간 생산되는 친환경복숭아는 4.5㎏들이 4000상자이다. 유 대표는 친환경재배에 따른 노력 등을 감안하면 복숭아값을 높게 받아야 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적정값을 직접 결정하고 있다.
유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농가들에게 보급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순천시 월등면은 일교차가 커 복숭아재배에 적합한 점을 활용해 ‘월등복숭아축제’를 매년 8월에 개최하고 있다. 이렇게 농장을 개방함으로써 다른 농가들이 복숭아재배법 등을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는 셈이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처럼 소비지가 원하는 농산물을 생산하면 자동적으로 판로는 확보되기 마련”이라는 유 대표는 “친환경농산물 등 농산물이 제값을 받을 수 있는 농산물 유통구조가 하루속히 정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