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민들은 시설포도 하우스 내에 설치된 다겹보온커튼을 FTA기금 지원대상 사업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최대 포도 주산지이자 시설포도 생산지인 경북 김천의 시설포도 재배 농가들이 지금까지 가온자재로 분류돼 정부의 FTA 기금 관련사업 자금을 지원받지 못했던 다겹보온커튼을 재해 예방 및 에너지 절감자재로 재분류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포도 시설하우스의 다겹보온커튼은 겨울철 혹한으로부터 시설포도를 보호하는 자재임에도 난방기와 결합하면 가온시설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FTA기금 과수고품질시설현대화사업 지원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다중보온커튼은 가온자재보다는 무가온 시설하우스의 언피해를 예방하고 가온시설 하우스의 기름값을 절감하는 보온자재로 활용되고 있어 정부 규정과 현실이 다르다고 농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편재관 김천포도회장은 “가온시설 포도와 무가온 다겹보온커튼 시설하우스의 포도 수확시기가 한달여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엄청난 기름값 부담 때문에 가온농가들의 상당수가 다겹보온커튼을 활용한 무가온 재배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를 감안해 다겹보온커튼을 FTA기금 지원대상 사업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농가들이 이같이 요구하고 나선 것은 다겹보온커튼의 엄청난 설치비용 때문이다. 현재 시설포도 다겹보온커튼의 설치비용은 1㎡당 최소 1만3000원 선으로 1980㎡ 연동시설하우스 한동에 2500만원 이상이 소요된다.
김천시는 중앙정부가 다겹보온커튼을 FTA기금 사업으로 지정해 줄 경우 농가부담은 융자와 자부담을 포함해 현행 설치비의 절반 수준이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영기 김천시 친환경농업과 과수담당자는 “다겹보온커튼을 활용할 경우 시설포도 1㏊당 기름값을 연간 1200만~1700만원 정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혹한기 시설하우스 외부와 내부 기온차를 7~10℃ 이상 유지할 수 있어 포도 언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천시의 경우 지난겨울 혹한과 4월 기습한파로 595농가 187㏊의 포도밭에서 꽃눈이 얼고 나무가 말라죽는 등 82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2011년 겨울에도 849농가 212㏊의 포도밭이 언피해를 입었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시설포도는 FTA기금 차원에서 보면 폐원대상 사업이었기 때문에 가온·무가온을 떠나 지원지침을 변경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면서 “다만 에너지 절감을 통한 생산비 감축과 언피해 등 재해예방 측면에서 예산당국과 공감대를 형성해 볼 작정”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