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퇴·액비 없이 고품질 친환경 쌀 생산은 불가능합니다. 축산분뇨를 자원화해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자연순환농업이야말로 우리 농업이 지향해야 할 본보기라고 확신합니다.”
경북 군위군 소보면에서 6만6000㎡규모 벼를 재배하는 김병환씨. 작목반원 10명과 함께 우무실친환경쌀작목반을 운영 중인 김씨는 군위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를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경축(경종·축산)자원화 체계에 대한 우수성을 입이 마르게 자랑했다.
김씨는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농가 입장에서 고품질 퇴·액비 생산이 가능한 자연순환농업센터가 지역에 들어선 것은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면서 “지난해 액비가 생산된 뒤부터 2년째 사용 중인데 효과가 탁월해 올 3월에는 액비가 부족했을 정도로 지역농가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군위축협으로부터 동계 조사료 작물을 생산한다는 조건으로 퇴·액비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다”며 “그러면서 비료값만 1㏊당 50만원 이상 줄었으며 수확한 벼는 축협이 전량 높은 값에 수매해줘 소득도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경북 군위축협(조합장 김진열)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경축순환농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경종과 축산의 상생을 통해 지역농업의 자족 경제기반을 구축하자는 것인데, 지난해 액비 생산이 가능한 자원화시설이 준공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김진열 조합장은 “군위축협 경축순환농업의 특징은 경종농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경종농가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않고서는 축산농가의 숙원사항인 가축분뇨 처리와 조사료 확보 문제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전국 축협에서는 유일하게 2006년부터 친환경 벼 수매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조합장은 이와 함께 “퇴비와 액비를 경종농가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고 고가에 벼를 수매해주면 손해가 너무 큰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수매한 벼는 100% 무농약 친환경 쌀인 <현토미>로 생산돼 고가에 판매되고, 축산농가들은 가축분뇨 처리와 조사료 확보 문제에서 해방돼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군위축협이 시범재배한 포장을 대상으로 경제성을 분석한 결과 계약재배한 벼농가의 경우 다른 농가보다 10α당 8만7000원의 소득 증대효과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총사업물량(130㏊)에서 발생한 추가소득은 1억13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2012년 이전까지 가축분뇨 처리를 해양투기에 의존했던 양돈농가와 조사료 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한·육우 사육농가 등 축산농가들에게도 간접적인 이득이 돌아가 모두가 만족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군위축협은 이 같은 사업효과에 따라 현재 130㏊ 수준인 벼 계약재배 면적을 장기적으로 군위군 전체 논 면적의 22%인 100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이 일대를 광역친환경사업단지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군위축협의 경축순환농업 추진에 대해 행정기관과 학계에서도 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전재구 군위군 친환경농정과장은 “축협에서 벼를 수매하고 쌀을 판매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농가와 합심해 시범사업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군에서도 3년 전부터 매년 2억원씩을 지원하고 있다”며 “경북대 친환경센터에서도 쌀 성분분석 등을 통해 고품질 쌀 생산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황순연 자연순환농업센터장은 “지역의 우수 쌀브랜드인 <현토미>를 육성하고 분뇨처리와 조사료 공급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경축순환농업”이라며 “앞으로 고품질 친환경쌀 생산 면적을 더 늘려 군위지역을 경축순환농업의 중심지로 발전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군위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는
2012년 해양투기 금지조치로 인한 축산농가의 축분처리 문제 해소와 경종농가의 농업경쟁력 제고를 목표로 지난해 1월 준공됐다. 국비 14억8500만원, 지방비 8억9100만원, 자부담 6억5400만원 등 30억3000만원이 투입됐다. 하루 처리물량은 99t이며 액비가 70%, 퇴비가 30%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