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리버섯농원의 장재경씨(오른쪽)와 윤경숙씨가 생산한 표고버섯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인천 계양구 이화동의 두리버섯농원은 버섯에 대한 모든 것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인천에서도 시골정취를 품은 계양산 자락에 자리 잡은 농원에는 색색의 버섯 모양 조형물들이 서 있고, 클래식 음악이 잔잔하게 흐른다. 1320㎡ 규모의 버섯재배사에는 청개구리들이 폴짝폴짝 뛰어다니고, 곳곳에 매달린 끈끈이트랩과 전기충격기가 벌레들을 유혹한다. 깔끔하게 단장된 교육장에는 버섯에 대한 설명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장재경(54)·윤경숙씨(50) 부부가 운영하는 두리버섯농원은 이처럼 수도권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버섯을 테마로 한 다채로운 체험, 친환경적인 재배방식, 깨끗한 시설로 도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인천시농업기술센터의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돼 교육장과 농장 주변을 단장한 뒤 올 상반기까지 벌써 2000여명이 다녀갔다.
귀농 7년 만에 체험농장의 기반을 마련한 부부에게 버섯은 인생 중반기에 우연히 만난 ‘고마운 선물’이다. 인천에서 사업을 하던 장씨는 버섯재배사로 지어진 이 건물을 창고로 쓰기 위해 구입했다. 그런데 구청에서 ‘용도외 사용’이라며 원상복구를 요구해 한쪽에 표고버섯 원목을 가져다 놓고 물만 뿌려뒀다. 그런데 얼마 뒤에 와 보니 신기하게도 나무에서 버섯이 팝콘처럼 터져나와 있었다.
장씨는 “버섯이 나오는 모습이 너무 신기해 그때부터 버섯을 키워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전국의 유명한 버섯농장을 찾아다녔고 본격 귀농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부부는 처음부터 체험과 직거래만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간 생산량은 표고버섯 7t, 노루궁뎅이버섯 1t으로, 모두 무농약인증을 받았다. 최근에는 인천시 우수농수특산물 품질인증인 ‘FLY인증’도 받았다. 생산량의 70%는 회원제를 통한 직거래로 판매하며, 현재 6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나머지 30%는 직거래장터를 통해 판매하는데, 인천농협지역본부가 주말마다 계양구청에서 여는 직거래장터에 3년째 참여하고 있다.
장씨는 “장터에서 직접 판매해 보면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며 “버섯을 솎으면서 떼어낸 작은 버섯은 시장에서는 상품가치가 없는데, <명품꼬마버섯>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포장해 판매했더니 전이나 조림용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부부의 연간 매출액은 1억원. 지금은 물량이 모자라 판매를 못할 정도여서 재배시설의 규모를 늘리는 것이 이들의 과제다. 버섯으로 맺은 농업과의 인연이 앞으로 부부에게 어떤 선물을 가져다 줄지 자못 기대된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