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용 벼 품종인 <설갱>을 이용하면 밀가루처럼 입자가 고운 쌀가루를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쌀은 밀보다 딱딱하고 가루형태가 다각형이기 때문에 마른 상태에서 가루로 만드는 건식제분을 할 경우 손상전분이 많이 발생하는 데다 빵을 만들었을 때 잘 부풀지 않고 식감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쌀을 물에 불린 다음 가루로 만드는 습식제분을 이용하지만 비용이 ㎏당 약 600원으로 비싸다. 건식제분은 약 300~400원, 밀가루는 200~300원 정도 소요된다.
농진청은 이에 따라 쌀가루용으로 적합한 쌀을 찾기 위해 100여 품종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설갱>의 쌀가루 입자 형상이 밀가루와 비슷한 둥근 모양인 것을 밝혀냈다.
또 새로 개발한 건식제분 기술을 적용해 쌀가루를 만들어 보니 200메쉬(메쉬는 1인치 내에 들어가는 입자의 수를 나타내는 단위로 숫자가 클수록 입자가 곱다)로 밀가루와 비슷했다. 손상전분 함량도 10% 이하로 조사됐다. 실제로 이 쌀가루를 이용해 만든 식빵은 부피가 크고 외관이 우수했으며 무게도 가볍고 부드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제분비용도 기존보다 30~50% 절감할 수 있어 앞으로 쌀가루 이용률을 높여 쌀 소비를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농진청은 <설갱>벼와 새 제분기술을 이용하면 떡ㆍ쌀빵ㆍ쌀국수 등 쌀 가공업체에 고품질의 쌀가루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쌀 생산농가와 가공업체의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와 균일한 원료를 확보하는 상생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