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용 풍란’ 개척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민 허민수 소장.
“풍란 재배농가들이 소비 시장한계와 경기침체로 수년째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선물용 풍란’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몇몇 애호가들이 찾는 고가 풍란과 몇만원대 저가 풍란으로 양분화된 풍란 소비시장에 중저가 ‘선물용 풍란’으로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농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허민수 산내들육종연구소 소장(52).
경기 하남시 상산곡동에 있는 산내들육종연구소는 20여년 넘게 풍란 재배농가에 ‘모(어린 풍란)’를 공급했다. 연구소를 설립하고 1990년 초부터 풍란모를 공급한 허 소장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풍란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20년 넘게 풍란모를 생산하면서 정식으로 신품종 등록한 <수홍1호>를 비롯해 무려 20여가지의 신품종과 변이종을 개발 또는 선발했다. 2008년엔 풍란모 생산기술을 인정받아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연간 50만개의 모를 생산해 공급할 정도로 잘나가던 허 소장이 모 생산을 줄이는 대신 ‘선물용 풍란’ 개발과 판매에 나섰다. 이유가 뭘까. 소비시장 한계와 함께 경기침체 등으로 재배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었고, 때문에 모 공급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선물용으로 사용되는 동양란의 경우 대부분 대만·중국 등지에서 수입하는 것도 한가지 이유. 그는 “선물용으로 판매되고 있는 동양란은 대부분 수입한 것을 분갈이 판매하거나 약간 길러 판매하는 수준이어서 농가 소득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는 직접 배양한 모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풍란을 길러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다 자란 풍란을 판매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www.mrbyuni.com)도 개장했다. 그래도 소비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작품성 있는 중저가 난의 판로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했다는 얘기다.
고민하던 허 소장은 ‘선물용 풍란’시장 개척에 직접 나섰다. 자신이 배양해 재배한 작품성 있는 풍란을, 별도로 제작한 고급화분에 담아 낸 ‘선물용 풍란’은 그에 걸맞은 품격과 함께 소비성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수입 난을 대체하는 효과도 있다. 특히 관리가 용이하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지 않아 실용적이다.
하지만 아직 극복해야 할 과제도 있다. 다양한 잎무늬와 꽃색깔을 가진, 즉 선물용에 적합한 풍란을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품종 개발에도 최소 3~4년간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진 않을 생각이다. “27년간 풍란과 함께 했죠. 지금 어렵다고 포기하면 안되죠. 제가 가진 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동원해 새 풍란 시장을 개척해 재배농가 모두가 활짝 웃도록 할 계획입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