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최저보장가격이 얼마로 결정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저보장가격이란 농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경우에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해 정부가 수매·비축하거나 수매 후 산지폐기할 때 지급하는 것으로, 배추·무·대파·당근·건고추·마늘·양파 등 7개 품목이 대상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제6차 농산물 수급조절위원회를 열고 ‘과거 5개년 평균 경영비 또는 직접 생산비’를 최저보장가격으로 하기로 생산자단체 등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 다만 최종적인 가격에 대해서는 생산자단체 등과 추가 협의를 거쳐 정하기로 했다. 생산비·경영비 상승 폭이 품목마다 다르기 때문에 “품목간 형평성을 고려해달라”는 생산자단체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최저보장가격 대체로 상승할 듯
최저보장가격은 2003년 이후 줄곧 동결돼오다 2011년 3월에 15~52% 인상됐다. 하지만 최근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농가들의 인상 요구가 커지자 농식품부가 재조정에 나선 것이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최저보장가격은 ‘2006~2010년 평균 경영비 또는 직접 생산비’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평균이란 5개년 가운데 최고치와 최저치를 제외하고 구한 평균값을 뜻한다.
저장성이 낮은 무·배추·당근·대파는 경영비, 고추·마늘·양파 등 저장성이 높은 품목은 직접 생산비(경영비+자가노력비)의 평균을 적용한다. 이 방식으로 구해 고시된 현재의 최저보장가격은 건고추는 3490원(600g), 양파 200원(1㎏), 배추 69만원(고랭지, 10α) 등이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정에서 최고와 최저치를 제외한 평균 방식 대신 단순 평균 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상 기간도 2008~2012년으로 조정해서 최근의 경영비와 생산비가 반영되도록 했다. 이럴 경우 최저보장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것이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최근 들어 경영비나 생산비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농식품부의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에 따르면 마늘의 10α당 생산비는 2010년 181만1020원에서 2011년 229만5367원(27%), 2012년 281만858원(22.4%)으로 크게 뛰었다. 고추도 2012년 생산비가 304만9352원으로 2010년에 비해 60%나 증가했다.
◆수급조절 매뉴얼도 변경
최저보장가격이 조정되면 수급조절 매뉴얼상 단계별 기준 가격도 함께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수급조절 매뉴얼은 가격안정대를 중심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하고 가격이 안정대를 벗어날 경우 단계(주의·경계·심각)별로 정해진 정책 수단을 추진하는 것을 말하는데, 가격이 하락해 발동되는 심각 단계의 경우 최저보장가격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최저보장가격이 인상되면 심각 단계가 발동되는 기준 가격도 함께 높아지는 것이다. 현재 수급조절 매뉴얼 운용 대상 품목은 배추·양파다. 농식품부는 이번 최저보장가격 조정과 함께 무·건고추·마늘을 수급조절 매뉴얼 운용 품목으로 추가한다. 이번 수급조절위원회에서 무·건고추·마늘에 대한 가격안정대, 주의·경계·심각 단계별 기준 가격 등을 모두 정할 계획이었으나 최저보장가격 최종 결정이 다소 늦어지면서 이도 연기된 상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종적인 최저보장가격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