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미은 박사가 자신이 공동 저자로 참여해 저술한 ‘호박의 인체생리활성 기능’이란 책을 보여주며 “호박은 과육과 씨뿐 아니라 잘 먹지 않는 껍질에도 영양소가 풍부하다”고 설명한다.
윤 박사는 “잘 익어 과육이 짙은 색을 띠는 호박일수록 카로틴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말한다. 카로틴은 우리 몸에 흡수되면 비타민 A를 생성해 시력을 보호하고 야맹증을 예방한다. 또 간 기능을 개선하고 몸 안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
호박의 성분 중 크산토필은 몸 안의 피부라 할 수 있는 점막을 튼튼하게 해 감기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고 몸을 따뜻하게 해 냉증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우리 선조들이 겨울에 호박을 많이 먹은 이유이다.
호박은 특히 산모들이 부기를 빼기 위해 많이 먹는데, 호박의 시트룰린 성분이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이뇨를 돕기 때문이다.
맷돌호박이나 밤호박은 달아 당뇨병엔 해롭지 않을까? 윤 박사는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혈당을 낮추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당뇨병 치료에 도움을 준다”며 호박에 대한 오해를 버릴 것을 당부한다.
제대로 자라지 않아 볼품없고 맛이 쓴 호박은 어떨까? 그는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자라거나 언피해를 입은 호박은 맛이 쓰지만 바로 그 쓴맛을 내는 성분이 전립선염 치료에 효능을 발휘한다”며 “호박은 정말 버릴 것이 없다”고 말한다.
호박씨에 대한 칭찬도 빠뜨리지 않는다. 호박씨가 함유한 불포화지방산이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 또 단백질·탄수화물·지방 및 각종 무기질이 풍부한 호박씨는 성장기 아이들의 영양 간식으로 그만이란다.
이처럼 몸에 좋은 호박씨에 단점도 있다. 아무래도 영양소가 집중돼 있는 만큼 비만인 사람은 조금씩 먹는 게 바람직하다. 한움큼(100g) 정도면 밥 두공기(약 600㎉)를 먹는 것과 같아서다. 따라서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씨보단 과육 위주로 먹는 게 좋다. 과육엔 섬유질이 많아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이 오래가기 때문이다. 맷돌호박이 밤호박보다 단맛은 덜하지만 칼로리가 낮아 체중 조절엔 더 효과적이다.
윤 박사는 “호박은 씨든 과육이든 꾸준히 먹어야 이로운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다양한 요리로 우리 호박을 즐겨라”고 강조한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