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15일 발표한 ‘창조경제적 농산물 유통혁신 방안’은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작업을 농업인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구체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국내 최신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신유통경로를 개발하기로 한 것은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젊은 층을 상대로 국산 농산물 애용바람을 재점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농협중앙회는 마트사업본부 내에 ‘창조경제유통혁신단’을 신설해 현재 농협 자체 쇼핑몰인 ‘농협e쇼핑’을 ‘국내행복장터’로 확대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9월 말 정식 개장한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비롯해 기존의 중앙급식지원센터(옛 경기친환경유통센터), 전국의 산지농협 농산물유통센터(APC)가 보유한 시설 기반을 활용해 농산물 꾸러미사업·바구니사업·B2B(기업간 거래)사업 등 다양한 신직거래사업을 개발하고 이를 국민행복장터에서 통합관리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농협이 새로운 형태의 농산물 가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것은 정부와 유관기관의 관리 사각지대를 메우려는 공익적인 활동으로 평가된다. 현재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서 농산물의 도·소매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지역과 유통단계, 조사시점별로 표시가격이 천차만별인 까닭에 대표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일부 받아왔다.
이에 따라 농협이 전국 권역별 농협 하나로클럽에서 거래되는 실시간 농산물 판매가격을 인터넷과 모바일기기(스마트폰 등)·신문 등을 통해 인포그래픽스(그림과 도표 등을 사용해 관련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한 것) 방식으로 제공해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나 제대로 된 가격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농산물 유통분야의 신기원을 열어갈 것이란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기업의 광고 홍보활동을 농업인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농산물 판매가격 인하와 연계한 것도 파격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TV와 인터넷·신문광고에 집중되는 대기업의 홍보관련 비용을 농산물의 판매가격을 일부 보전하는 데 쓰이게 한다면 산지는 더 받아서 좋고 소비자는 덜 내서 만족하는 농산물 유통구조가 정착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은 이런 파격적인 마케팅기법을 동네슈퍼 등에 우선 적용토록 해 서민들이 보다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기업이 골목상권은 물론 농촌과의 상생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배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동네슈퍼의 경쟁력은 신선한 농축수산물을 값싸게 판매하는 데 있는데 농협과 기업이 함께 손을 잡고 소비자가격을 낮춰준다면 골목상권 활성화는 물론 서민들의 가계비 절감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농협은 청과사업단과 산지출하조직을 중심으로 제철이 임박한 노지감귤을 시작으로 사과·밤 등 주요 농산물을 소포장품으로 대량 준비한 뒤 기업의 상생광고를 유치해 포장상자 겉면에 부착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염기동 농협 창조경제유통혁신단장은 “농촌과 기업·서민 모두의 행복을 위해 창조경제적 유통혁신에 앞장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