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명숙·양성택씨 부부가 자신들이 개발한 냉동 연잎밥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 김포에서 유일하게 연잎밥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하동농장 전명숙씨(60·하성면 봉성리). 전씨는 7년 전 남편의 사업실패로 뜻하지 않게 귀촌했다. 남편 양성택씨(62)와 함께 조용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남편이 사업할 당시 구입한 봉성리 토지에 집을 지은 부부는 억새풀이 무성한 나대지를 맨손으로 일구기 시작했다. 텃밭을 가꿀 생각이었다. 그리고 몇년 후 전씨 부부의 집앞에 김포시가 16만5000㎡ 규모의 연꽃단지와 생태탐방로를 조성하면서 부부의 삶은 달라졌다.
김포시농업기술센터에서 부부에게 지역 먹거리로 연을 활용한 음식을 만들어 볼 것을 권유했다. 전씨는 여러 가지 시도 끝에 연잎을 활용한 밥을 만들기로 했다. 시행착오를 거쳐 찐밥을 연잎에 싼 후 다시 쪄내는 방법으로 그만의 독특한 ‘연잎밥’ 조리법을 완성했다. 그게 2011년이었다.
초기엔 시농기센터에서 주선한 고객이 전부였다. 하지만 방문한 고객의 입소문을 타고 체험객은 차츰 증가하기 시작했다. 일부 체험객은 연잎밥맛을 못 잊어 전화로 주문하기도 했다. 전씨는 택배를 위해 냉동 연잎밥을 고안해 냈다. 냉동 연잎밥은 택배는 물론 연중 판매도 가능케 했다. 최근엔 텃밭을 분양하고, 연잎밥 체험객에게 직접 가꾼 고구마와 감자 캐기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연잎밥 체험 초기 수십명에 불과하던 체험객은 갈수록 늘었다. 지난해 500여명이 다녀갔는데, 올해는 두배가 넘는 1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씨 부부는 귀촌 당시 농업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었지만 자연스레 농부로 변신해가고 있다. 이들은 주변 환경을 적절히 이용해 소득원으로 활용하고, 냉동 연잎밥처럼 본인들의 아이디어를 가미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며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농작물은 사랑과 정성을 먹고 자란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는 전씨 부부는 “귀농해서 바로 농사를 짓겠다는 생각보다는 자연과 주변환경을 즐기면서 일하면 새로운 길이 보일 것”이라고 귀농·귀촌자들에게 정성 어린 충고를 잊지 않았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