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의 힘’으로 부농의 반열에 오른 위성례씨와 남편 모병상씨.
작지만 내실 있는 경기 평택 안중농협(조합장 이용범)의 블루베리공선출하회는 성공한 공선출하회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 공선출하회를 5년째 이끌고 있는 회장이 바로 작은 체구의 위성례씨(여·53·평택시 청북면 토진리)다.
20대 초반 가난한 농가의 아들에게 시집온 위씨. 하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남편 모병상씨(56)와 함께 끊임없이 도전을 하며 연매출 2억여원이 훌쩍 넘는 ‘블루베리농장’을 일궜다. 그녀는 ‘과감한 도전 정신’과 ‘긍정의 힘’이 숱한 시련과 실패를 극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가난을 이기기 위해 처음 시작한 것이 고추육묘 사업이다. 1988년 결혼반지를 팔아 파이프와 비닐을 샀다. 고추모종을 팔아 번 돈을 재투자하며 규모를 1만6500㎡까지 늘려갔다. 위씨 부부는 1990년대 중반 비닐하우스를 활용해 오이 등 시설채소로 작목을 전환했는데 시련이 찾아왔다. 배추를 시작으로 무·파·시금치·다다기오이 등 재배하는 것마다 가격이 폭락했다. 1995~2000년 5년 동안 해마다 같은 일이 반복됐다. 쌓인 빚만 2억원이 넘었다.
“그때가 최대 위기였습니다. 빚은 갈수록 늘었고 농사를 포기하려고 마음먹었죠. 그러다 작물을 자식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남편을 보면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오기와 자신감이 생겼죠.”
심기일전한 위씨 부부는 당시엔 다소 생소한 노각오이 재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로운 소득작목으로 노각오이는 괜찮은 편이었다. 노각오이는 그녀에게 재기의 발판이 됐다. 위씨는 2003년 또다시 새 작목에 도전했다. 바로 블루베리. 묘목을 수입해 3년간 키워 첫 수확을 했지만 문제는 판로였다.
위씨는 판로가 없는 몇몇 농가와 함께 안중농협을 찾아갔다. 농협은 고심 끝에 판로에 나서기로 했고, 2009년 블루베리 공선출하회가 조직됐다.
그녀가 진두지휘하는 농협 공선출하회는 해마다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생과 홍수출하를 막기 위해 조생종부터 만생종까지 품종을 다양화해 최소 3개월간 출하한다. 또 성출하기 때 블루베리를 냉동시켜 연중 판매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안중농협은 안정적인 판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농사가 힘들고 어렵다고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먼저 농사꾼 본인이 부지런해야 하고 어떤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의 에너지’만 있으면 부농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녀의 농업을 이어받기 위해 직업군인인 아들이 올 연말에 귀농하기로 했다. 위씨 부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새로운 작목에 도전할 계획이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