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섭 경기 김포농협 조합장(왼쪽부터)과 이정희 중앙대 교수, 윤동진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 국병곤 농협중앙회 산지유통부장이 김포농협 로컬푸드직매장에서 농산물의 품질을 살펴보고 있다.
농협 로컬푸드자문위원회가 7일 경기 김포농협(조합장 김명섭) 사우동지점 대강당에서 개최한 ‘로컬푸드직매장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선 해당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농산물의 취급 여부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로컬푸드자문위원회는 농협이 로컬푸드직매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8월말 위촉한 정부와 학계·소비자단체·지역농협 관계자 등 10여명으로 구성됐다. 간담회에는 조영조 농협중앙회 상무와 김명섭 조합장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산지 관계자들은 로컬푸드의 개념을 보다 넓게 해 취급 농산물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세였다. 박현숙 고양 일산농협 상무는 “흔히 로컬푸드라고 하면 해당 시·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로 여겨지는 까닭에 고양지역에서 생산되지 않는 감귤이나 단감 등은 판매할 수 없다는 것이 돼 혼란스럽다”면서 “직매장 취급 농산물의 산지를 최소한 인근 시·군지역으로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마토·오이 생산 농가 조기창씨는 “경기지역은 겨울철 난방비 부담으로 과채류 생산이 부진하다”며 “이럴 경우 우리 지역의 로컬푸드직매장에는 겨울철 판매농산물 구색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내방 고객수가 급감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학계와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은 산지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도 로컬푸드직매장이 당초 추구해온 정체성을 구현하는 데 보다 충실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김대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 사무국장은 “부족한 부분은 부족한 대로 놔두고, 대신 사연을 담는 농산물 판매기법인 스토리 마케팅을 활용해 마켓쉐어(market share·시장 점유율)가 아닌 마인드쉐어(mind share·정서 공감)를 추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김경의 소비자시민모임 이사는 “로컬푸드직매장이 모든 농산물을 구비하려고 하다 보면 농협 하나로마트와 뭐가 다르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면서 “유통비용을 절감하고 영세소농의 판로를 확보한다는 로컬푸드직매장의 설립 취지를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들도 호응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안도 제시됐다. 허남혁 충남발전연구원 연구원은 “중부와 남부지역 로컬푸드직매장간 자매결연이나 연합을 통해 과부족 농산물을 서로 공급하는 체제를 마련한다면 고민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고, 윤동진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은 “로컬푸드의 개념을 법제화해 산지의 혼란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