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재 꿈목장 대표가 젖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1990년대 초 친형의 예기치 않은 사업실패는 착유우 20여마리를 키우며 인공수정사로 성공한 삶을 살던 이윤재씨(경기 김포시 통진읍 귀전리)에게 커다란 시련을 안겨줬다. 당시 4억원이 넘는 빚더미에 땅과 목장의 모든 것이 압류됐다는 것.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때 농협에서 큰 선물을 줬죠.”
그때의 이야기를 하던 이 대표의 눈에 눈물이 고였고, 목이 메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1970년대 말 경기 김포고에서 축산을 전공한 청년 이윤재에겐 꿈이 있었다. 낙농전문가로 성공해 번듯한 목장을 운영하고 싶었다. 가난한 집안형편 때문에 젖소를 사지 못했던 그는 병아리 두마리를 얻어 키웠다. 닭은 금세 50마리로 불었고, 이어 돼지를 몇마리 샀다. 이후 꿈에 그리던 젖소 두마리를 구입했고, 인공수정사 자격증도 땄다. 그렇게 1990년대 초까지 착실히 목장의 몸집을 불려나갔지만 시련을 피할 순 없었다.
농협의 도움으로 희망을 찾은 이씨는 더욱 열심히 꿈을 좇으며 젖소를 해마다 몇마리씩 불렸다. 2010년 구제역으로 모두 살처분하는 또다른 시련을 겪었지만, 꿈을 향한 열정만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2011년 구제역 전 수준으로 재입식해 착유소 40여마리 등 모두 90여마리까지 수를 늘리며 현재의 ‘꿈목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낙농의 ‘6차 산업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부터 준비해오던 체험농장을 지난해부터 본격 운영하기 시작한 것. 엄밀히 말하자면 ‘교육농장’이다. 초등학교 교과과정과 연계해 목장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으로 ‘꿈목장’엔 올 상반기에만 40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다녀갔다. 유치원생 등을 합치면 9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포뿐만 아니라 고양·일산·부천·서울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참여할 정도다.
이 대표가 교육농장과 함께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유가공이다. 전문가를 통해 1년 동안 배운 기술로 최근 상품화한 요거트와 치즈 제품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특히 구워먹는 치즈는 입소문을 타고 판매가 늘고 있다. 앞으로 현재 100㎏ 정도인 일일 가공량을 최대 40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