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수씨가 아내 김미자씨(54)와 함께 수확한 인삼을 들어 보이고 있다.
1983㎡의 땅을 빌려 벼농사로 시작해 작목 전환을 거쳐 현재는 3만3057㎡ 규모의 인삼 농사로 한해 수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김현수씨(57·경북 영주시 안정면 안심리). 최근 수확이 한창인 인삼밭에서 만난 그의 얼굴엔 결실을 거두는 농부의 기쁨이 넘쳤다.
부친이 돌아가신 후 고등학교 2학년 때인 1974년부터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니 올해로 40년째다. 농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자금이 없었고, 빌릴 형편도 아니어서 무척 힘들었다는 김씨. 그는 맨손으로 시작했지만 ‘농업에 희망이 있다’는 것만은 일찌감치 깨달았다고 했다.
눈만 뜨면 일하고 농작물을 살폈다. 하지만 한번도 고생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그에게 기회가 온 때는 1984년. 농업인후계자로 선정돼 육성자금 600만원을 받은 게 불씨가 됐다. 김씨는 지원받은 자금으로 일부는 빚을 갚고 일부는 송아지 다섯마리를 사 5개월동안 키운 다음 되팔면서 수익을 냈다. 이 돈을 발판으로 사과 농사도 시작하고 인삼 농사 규모도 늘려나갔다. 잘 된다 싶었다. 그러나 1988년 태풍으로 4628㎡ 규모의 인삼이 모두 물에 떠내려가는 아픔을 겪었다. 당시 4000만원에 달하는 피해를 봤지만 그는 좌절하지 않았단다.
김씨는 “실패는 다음 농사를 더 잘하기 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한시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는 사과 농사를 접고 인삼 농사만 하고 있다.
그는 현재 생산하는 인삼의 80%가 상품 등급을 받을 만큼 품질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지만 요즘도 인삼재배 기술교육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배우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지난해 열린 ‘2012 영주풍기인삼축제’의 최고인삼 품평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김씨는 농업을 평생 직업으로 택한 것이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들 둘 가운데 누구라도 농사를 짓겠다면 대환영이라고 한다.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그는 “앞으로는 농사를 시작하는 귀농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토양과 퇴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배워나가는 시간도 가질 계획”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