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등 시설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광합성을 촉진해 수량을 증대시키고 품질을 높일 목적으로 탄산가스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주로 가격이 비싼 액화탄산가스(이산화탄소를 액화시킨 것)가 사용되는데, 파프리카의 경우 《당 연간 2000만~3000만원의 비용이 투입되는 실정이다.
시설원예 선진국인 네덜란드는 대형 유리온실의 난방연료로 천연가스를 사용하면서 난방과 탄산가스 사용을 겸함으로써 탄산가스 비용을 크게 줄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네덜란드처럼 온실 난방과 함께 탄산가스 투입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에너지 절감형 보일러시스템이 개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시험장과 한국기계원이 2년 동안의 연구 끝에 개발한 이 시스템은 액화석유가스(LPG)나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한다.
시스템은 가스를 태워 발생하는 열을 물탱크에 저장해 온실 난방에 이용한다. 그리고 연소과정에서 나오는 300℃ 정도의 뜨거운 배기가스(탄산가스)는 콘덴서를 통해 냉각시킨 다음 송풍기로 외부공기와 혼합해 온실에 주입하게 된다.
시스템에는 연소 중 질소산화물(NOx) 가스 발생이 적은 연소기가 부착돼 있고 탄산가스는 외부로 배출되지 않으면서 온실 안 작물 생육을 돕기 때문에 환경오염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실제 이 시스템을 이용해 파프리카를 재배한 결과, 액화탄산가스를 사용할 때와 파프리카의 수량·품질은 비슷했지만 난방과 탄산가스 사용비용은 25~33% 절감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액화탄산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생육했을 때보다는 파프리카의 상품과 비율이 50% 정도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농진청은 앞으로 파프리카·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대규모 시설원예단지에 LPG나 LNG 공급라인이 만들어지고 이 시스템이 설치된다면 온실 경영비 절감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설치비용이 대략 1《 규모일 때 4200만원 정도 소요되지만, 설치 후엔 10년 이상 활용할 수 있으며 탄산가스 투입비용 절감 등을 고려하면 개별농가 단위로 설치해도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박경섭 시설원예시험장 연구사는 “난방과 탄산가스 주입 겸용 보일러시스템은 실증시험과 기술이전 등의 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말쯤 농가에 보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