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우유의 소비부진으로 인해 낙농산업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현재의 낙농위기를 치즈산업 활성화를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인휴 순천대 동물자원학과 교수는 11월29일 낙농진흥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개최한 ‘지속가능 낙농을 위한 발전적 제안’ 심포지엄에서 “국내 낙농업의 위기는 비싼 사료값과 강력한 시장개방, 그리고 음용유 중심의 유제품 소비침체가 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원유 생산량 중 음용유 사용비율은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져 2012년 기준 7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소비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수출용 치즈산업 육성을 통해 낙농산업의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특히 “국제낙농연맹(IDF)은 지난 20년간 치즈의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해왔으며 앞으로도 생산과 소비 모두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2011년 세계 치즈 생산량은 2000만t 정도인데, 대부분 자국 내에서 소비되고 수출교역량은 10%(200만t)에 지나지 않아 치즈 교역시장은 우리에게 유망한 수출시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우리나라가 목표로 해야 할 치즈시장은 일반적으로 세계 치즈시장에서 유통되는 산업형 치즈가 아닌 특수치즈(장인치즈)라고 설명했다. 치즈는 크게 산업형 치즈와 특수치즈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세계 치즈 교역품의 주류가 산업형 치즈이고 특수치즈는 대부분 치즈 수출국들조차 수입에 의존해 국내 낙농산업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수치즈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인력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80여개소의 유업체 공장과 58개에 달하는 목장유가공장을 집중 육성해 치즈 수출전선에 투입하면서 이에 맞춰 점차적으로 3000여명 정도의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수출 전담기구 정비와 함께 낙농관련 협동조합·유업체 등도 음용유 중심 시장고수라는 고정관념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적극적인 수출 치즈산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배 교수는 “일본 정부가 2010년부터 ‘치즈대책이 낙농정책’이라고 선언하고 자국의 치즈산업 진흥에 힘쓰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국내 원유 쿼터량을 210만t으로 고정하고 수출용 치즈산업을 육성한다면 위기에 처해 있는 낙농업에 또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