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도 유기농 명인으로 선정된 현영수 전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이 수확을 앞둔 순천시 별량면 유기농벼 재배단지에서 작황을 살펴보고 있다.
전남 순천시 별량면 구룡리에서 유기농법으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현영수 전남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56)은 유기농쌀로 차별화에 나서며 희망을 열어가고 있다.
현 회장이 유기농 벼농사에 도전한 것은 1997년. 1996년 쌀전업농으로 선정된 현 회장은 이전부터 유기농과 자연농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이 타결되자 수입 농산물과의 차별화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 유기농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민소득 2만달러가 되면 자연스럽게 친환경 농산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그는 별량면에서 뜻을 같이한 벼 재배농가들과 유기농 벼농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유기농 벼농사를 시작하면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고 했다. 지역 환경에 맞는 유기농법을 도출하기 위해 1997년부터 3년간 다양한 농법도 시험했다. 농가별로 오리농법·쌀겨농법·참게농법·붕어농법 등 각기 다른 농법으로 유기재배를 하고 그 성적을 비교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논에 종이와 비닐을 깔고 벼농사를 하는 종이·비닐멀칭농법을 시도했다.
특히 2004년 전남도가 친환경농업을 본격화할 무렵 현 회장은 전남도농업기술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우렁이가 잡초방제에 뛰어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우렁이농법으로 유기농을 체계화했다. 논두렁을 높여 물을 관리하고 990㎡당 1㎏ 정도의 새끼우렁이를 넣으며 비용도 줄였다. 모는 1개월 이상 튼튼하게 키우고 모내기 때는 면적당 모를 일반농법보다 적게 심으며 유기농법을 정착시켜나갔다.
물론 이런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초기에는 벼가 쓰러지는가 하면 생산비는 더 들어가고 수확량은 감소하는 문제까지 발생한 것이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면서 생긴 일들이다. 이런 어려움에 봉착하면서 중도에 포기하는 농가들도 많았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을 대체할 유기농자재를 스스로 개발하기도 했다. 또 건강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볏짚은 100% 논으로 환원했다. 가을철 벼 수확과 동시에 볏짚을 잘게 분쇄해 논에 뿌려줬다. 겨울에는 녹비작물을 심어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높였다. 그래도 토양의 유기물함량이 부족하면 유기질 비료를 뿌렸다. 초기에는 작목반에서 유기질퇴비를 만들어 사용했지만 현재는 순천 별량농협(조합장 최진도) 유기질퇴비공장에서 제조한 EM(유용미생물)발효퇴비를 쓰고 있다.
현 회장은 또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우렁이·쌀겨 등을 활용하고, 농약 대신 자가 제조한 황토유황유화제와 천연식물추출액으로 병해충을 방제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했더니 올해 친환경 벼 재배단지에서는 벼멸구 피해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표창과 새농민상 본상을 수상하기도 한 현 회장은 “순천 별량 유기농쌀이 어린이들의 이유식 원료로 납품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친환경농가들의 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면 친환경농업이 지속될 수 없는 만큼 앞으로 친환경쌀 제값받기 운동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