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열 장수군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가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대형 유통업체에 출하할 사과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농업인들이 사과를 플라스틱 상자에 담아 싣고 오면 장수조공법인은 이를 최신식 비파괴 당도선별기를 거쳐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한 개별 출하처에서 원하는 ‘스팩(상품구색)’에 맞춰 출하한다. 또 APC 한편에서는 유리온실에서 생산된 고품질 완숙토마토가 선별과정을 거치면서 무게에 따라 5~6단계로 구분돼 소비지 시장에 출하된다.
지난해 3월 공식 출범한 장수조공법인은 첫해부터 사과와 완숙토마토를 비롯한 5개 전략품목을 6460여t 취급해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도 당초 계획했던 취급량 6900여t과 매출액 208억원을 무난히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수조공법인은 또 지난해 농협중앙회로부터 산지유통종합대상 및 연합사업 100억원 달성탑을 수상하고, 올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2013년도 산지유통 우수 조직’에 선정되는 등 2년 새 산지유통과 관련한 굵직굵직한 상을 모두 휩쓸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장수조공법인은 규모화된 농가는 배제하고 1㏊ 미만 소규모 농가 위주로 조직화했다. 안정적인 판로가 없어 좋은 품질의 사과를 생산하고도 제값을 받지 못했던 농가들을 규합해 소득을 높임으로써 규모화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 같은 전략은 그대로 먹혀들었다. 이마트와 농협청과사업단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를 거래처로 확보하면서 시장교섭력이 확대되자 농가소득은 이전보다 10~20% 올랐고, 그동안 눈치만 보고 있던 대규모 농가들이 장수조공법인의 공선회에 가세하면서 규모화가 빠르게 진전됐다.
지역 내 전체 사과농가 720가구 가운데 35%에 가까운 251명이 공선회에 가입했고, 취급물량도 1만여t으로 전체 생산량 중 52%를 차지하고 있다. 토마토와 쌈채소도 지역 내 전체 생산량의 82%와 38%를 차지할 정도로 장수조공법인에 대한 농가들의 신뢰도는 높다.
이 같은 규모화의 힘은 소비지 시장에서 발휘되고 있다. 올 추석 때 장수조공법인이 이마트에 <홍로> 사과 600t을 원물로 공급하자 서울 가락시장을 비롯한 도매시장 공판장들은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이는 산지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장수군 전체 사과농가들의 소득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뒀다.
규모화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데에는 그만큼 품질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수조공법인은 250농가의 사과밭을 일년에 세차례 이상 방문해 일일이 품질상태를 점검하고 품목별 농가 교육을 연간 5~10회 실시하는 등 고품질 원물 확보를 위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연수 장수공선출하회장은 “장수조공법인에서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하는 등 마케팅 활성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 농가들은 판로확보 부담 없이 안심하고 품질향상에만 전념하는 등 선순환구조가 정착돼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동열 장수조공법인 대표는 “공선회 조직을 통한 고품질 원물 확보로 소비지에 연중 고품질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됐다”며 “고랭지에 적합한 다양한 소득작목을 개발해 APC의 가동률을 높이고, 대형 유통업체와의 직거래 확대에 박차를 가해 농가소득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