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축산물 가격은 어떻게 형성될까. 축산농가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소값 안정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질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울러 수입육 시장이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새해 축산업 전망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한우값은 ‘장마 끝’=한우가격은 일본의 방사능 누출사고 여파로 한우고기 수요가 올 설날(1월31일) 성수기 때 집중되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소폭의 등락 현상은 나타나겠지만 전반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이에 따라 당장 이번 설 대목장에는 한우 도매시장 평균 경락값(지육 1㎏ 기준)이 1만5000원 선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한우 경락값은 2011년 1월 1만5285원을 기록한 이래 2012년엔 1만3000원대, 지난해 상반기엔 1만2000원대로 계속 하락했다. 이후 회복세로 돌아선 한우 경락값은 3일 이뤄진 경매에서 1만4387원을 기록했다. 김경수 농협 부천축산물공판장 부장장은 “한우 경락값은 보통 명절 20일 전쯤에 최고점에 도달하는데, 올해는 설날이 일찍 찾아와 명절에 임박해서도 값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마장동 축산물시장 한우 도매업자 정모씨(52)는 “이번 설날에는 한우 경락값이 1㎏당 1만5000원은 가뿐히 넘어서고, 명절 이후에도 한우고기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려 지난해보다는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부터 대대적으로 펼친 암소도태 사업에 힘입어 번식농가들의 송아지 생산이 줄어들면서 산지 송아지값도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돼지값 안정=양돈업계는 올해 돼지고기 가격이 생산비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지난해 지속적으로 추진한 모돈 감축의 효과가 2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돼지고기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지난해 마지막 열린 양돈수급조절협의회에서 올해 돼지고기 연평균 지육 가격(탕박 기준)을 1㎏당 3800~4000원으로 전망했다. 연중 최고 성수기인 6월에는 4500~4700원대까지 오르고 비수기인 추석 이후에도 3300원 선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돈 관련 민간 연구소나 기업 등은 정부 전망치보다 돼지고기 가격을 더 높게 잡고 있다. 정P&C연구소는 올 총 도축마릿수를 1439만마리로 추산하고 연평균 지육 가격(박피 기준)을 4445원으로 예측했다. ㈜선진은 지난해 말부터 발병한 돼지유행성설사병(PED) 피해와 여름철 고온현상에 따른 수태율 저하 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져 최대 4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수입육이 ‘변수’=이 같은 한우와 돼지 가격 전망에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새해 가격전망은 어디까지나 한우·돼지고기 소비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공급량도 안정세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나왔기 때문이다. 일본의 방사능 누출사고에 따른 국내산 축산물의 반사 이익이 사그러들고, 가축질병 등 특이 사항이 발생할 경우 상황은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국내 시장 공세가 강화되면 국내 한우와 돼지 가격에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1월부터 미국산 냉동삼겹살의 관세가 사라지고 4월에는 칠레산 돼지고기의 관세가 철폐된다”며 “올해 돼지값은 국내산 돼지고기 공급량과 돼지고기 수입량, 가축질병 발생 등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우의 경우 가격 상승에 따른 입식 과열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어 농가에서는 미리 불황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입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출처: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