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산청군 시천면의 딸기 농가 윤정화씨(61)가 시설하우스에서 수확작업을 하고 있다.
겨울철 비닐하우스 농사가 증가하면서 일명 ‘하우스병’을 호소하는 농가도 늘고 있어 환기와 휴식 등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하우스병은 농부증의 하나로, 고온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오랫동안 일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병이다.
농촌진흥청이 전국 2000가구를 대상으로 비닐하우스 농가의 건강 상태를 조사한 ‘2012년 농촌생활지표’에 따르면 비닐하우스 농가 10명 중 4명이 하우스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닐하우스 농가 중 하우스병을 호소한 농가(40%)의 주요 증상은 ▲두통·어지럼증 16.2% ▲관절통 11.8% ▲요통 9.5% 순으로 조사됐다.
황정임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는 “전체 농가 중 비닐하우스 비율은 2004년 12.8%, 2008년 18.8%, 2010년 17.6%, 2012년 20.1%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하우스병 피해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비닐하우스의 고온다습한 내부온도와 실내외 온도 차이, 산소공급 부족 등이 하우스병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9900㎡의 딸기 농사를 짓는 윤정화씨(61)는 “6년 전 고설재배(하이베드)로 바꾼 이후 허리·무릎 통증은 줄어들었지만, 하우스 안팎의 심한 온·습도차로 인해 호흡기 질환을 계속 앓고 있다”며 “작업여건이 열악한 하우스의 경우 두통과 관절통 등이 더욱 심하지만 어쩔 수 없이 참고 일하는 농가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경남도농업기술원이 최근 겨울철 하우스병 예방을 위한 작업요령을 적극 홍보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농기원은 하우스병을 막으려면 시설하우스 내부를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시설하우스 안에 작물을 재배하는 공간보다 온도가 낮은 중간 휴식공간을 만들어 급격한 온도 차로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는 것. 또 작업시간은 하루 5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하고, 자주 산소를 공급하며 소금 섞은 물을 섭취해 탈수증을 예방할 것을 당부했다. 물 1ℓ에 소금 반찻술 정도를 넣으면 된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밖으로 나올 때는 찬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고 나서 마스크를 쓰고 수건으로 목과 어깨를 보호하면 하우스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서 “하우스 밖에서는 손목과 목·어깨운동을 하며 하우스에서 작업할 때는 운반 및 보조기구를 사용해 노동부담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출처: 농민신문